고장 난 엘리베이터, 고장 난 내 마음

엘리베이터에 갇힌 나

by 라라



누구나 경험해 봤을 일일까?

흔하지 않은 경험일 것 같다.

나는 아이가 어릴 때 조금 낡은 아파트에 살았다.

엘리베이터가 두 개가 있었는데 난 주로 왼쪽에 있는 걸 타는 편이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주로 왼쪽 엘리베이터를 타게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쓰레기를 버리러 잠깐 내려왔다 올라가려고 엘리베이터 14층을 눌렀는데,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멈추더니 '덜컹'소리가 났다.

나는 순간 너무 겁이 났다.

나 이러다 떨어져 죽는 게 아닌지, 뉴스에서 봤던 엘리베이터 추락으로 사망했다는 얘기를 종종 들었었는데 그 주인공이 내가 되는 건 아닐까?라는 별의별 생각을 했다.

나는 다시 정신을 바짝 차리고 비상벨을 눌렀다.





다행히 신호가 가서 경비아저씨께서 받으셨다.

"저 지금 엘리베이터에 갇혔어요. 엘리베이터가 멈춰서 나가지를 못하고 있어요"라고 말을 하니 경비 아저씨가 오셨다.

엘리베이터 문을 힘으로 살짝 여시는데 난 너무 무서워서 "그렇게 막 열어도 되는 거예요?"라고 거의 소리치듯 말했다.

문이 살짝 열렸지만 엘리베이 문 앞반절 밖에 보이지 않았다.

엘리베이터 중간에 걸쳐서 멈춰서 그런 것 같았다.

엘리베이터 문을 억지로 열었지만, 난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상태였다.

난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

어떻게 나가야 할지, 나 여기서 언제까지 있어야 하는 거지?

가슴은 조여 오고, 숨은 가빠졌다.

괜찮다고, 곧 나갈 수 있다고, 애써 다독였지만 그건 어쩌면 엘리베이터보다 내 마음에게 건네는 말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경비아저씨께서 의자를 가지고 오셔서 안쪽으로 넣어주셨다.

의자를 밟고 올라오라고...

난 너무 무서웠지만 믿어보기로 했다.

의자를 겨우 받아서 의자 위로 올라갔다. 몸을 반쯤 숙이고 밖으로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다.

밖에 나오니 어떻게 알고 남편이랑 아이가 나와있었다.

괜찮냐고 물어보는데 난 "너무 무서웠다고"하면서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 한참 동안은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했다.


하지만 영원히 안탈순 없으니...


그런 사건이 있은 후부턴 왼쪽에 있는 엘리베이터는 잘 타지 않고, 오른쪽에 있는 엘리베이터만 탔다.

아무 일 없이 잘 지내던 어느 날 나는 오른쪽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일이 또 생겼다.

이런 일을 두 번이나 겪는 사람이 세상에 있을까? 난 탄식을 했다. 어이가 없어서.

저번과 똑같은 상황이었다. 이번엔 그리 놀라지 않았다.

어둡고 좁은 공간, 닫힌 문, 멈춰버린 시간.

엘리베이터가 노후화가 되다 보니 또 멈췄나 보다고만 생각하고 비상벨을 누르고, 경비아저씨께서

오시더니 또 의자를 내려주시고 난 또 몸을 구부리고 겨우 빠져나왔다.



"난 한 번도 겪지 못한걸 당신은 두 번이나 겪었으니 얼마나 특별한 사람이야?"남편은 어이없는 소리에

빵 터졌다. 난 순간 "뭐라고?" 엘리베이터에 2번이나 갇힌 게 무슨 특별한 사람이야?라고 했지만 돌아온

건 남편의 음흉한 웃음뿐이었다. 이그 내가 말을 하지 말자라고 하면서 지나갔던 일이 있었다.


두 번을 겪고 나서 남들은 트라우마가 생겨서 못 타겠다고 하던데 난 무딘 건지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큰 지장이 없었다. 불이 꺼지지 않아서 덜 무서웠던 건 아닐까 싶다.






우리는 살면서 예키치 못할 상황을 맞닥뜨릴 때가 종종 생기곤 한다.

사실 나는 오랫동안 마음의 엘리베이터 안에 갇혀 있었는지도 모른다.

곁으로는 웃고, 일상을 살아가지만,

내 안은 멈춰 서 있었고, 누구에게도 힘든 내색을 한적이 없다.


문득, 닫힌 문 너머로 들리던 사람들의 목소리, 그 작은 소리가 나를 안심시켰듯

이제는 누군가의 말에, 작은 관심에 귀 기울이며 살고 있다.

고장 났던 내 마음도 언젠가는 다시 움직일 수 있으리라.

아니, 어쩌면 나는 지금, 천천히 움직이는 중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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