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턴트 음식
인스턴트 음식을 좋아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인스턴트 음식이 없었으면 어쩔 뻔했나 싶을 때가 많다.
밥 하기가 힘들 때라든지, 아이들끼리 있을 때 대충 한 끼를 때우게 하려면 결국 인스턴트 음식이 필수다.
특히 아이들이 방학을 하면 그때부터는 비상이다.
처음엔 야채도 잘 썰고 고기도 넣어 볶음밥을 맛있게 만들어 주고, 샌드위치도 준비하고, 간식도 만들어
놓고 출근하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은 퇴근해 돌아와 보니, 손도 안 댄 도시락은 그대로 있고, 컵라면을 끓여 먹은 흔적과 인스턴트 핫바 쓰레기만 잔뜩 쌓여 있었다.
잔소리를 해봐도 소용이 없었다. 괜히 싸움만 나고, 서로 이해하지 못했다.
나중엔 잔소리도 지치고 내 체력도 바닥이 나다 보니, 이제는 아예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스턴트 음식을 사두게 되었다.
방학이 시작되면 컵밥, 인스턴트 볶음밥, 컵라면, 냉동 삼각김밥, 핫도그 같은 간식들을 미리 잔뜩 사놓는다. 마음이 불편하고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저녁은 맛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해주면 되지” 하고 나 자신을 달래곤 한다.
그마저도 먹기 싫다고 하면 배달 음식을 시켜주기도 한다.
예전에는 김밥을 자주 만들어 두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아이들이 김밥을 잘 먹지 않았다. 너무 많이 먹어서 질렸다고 한다.
사실 인스턴트도 종류가 다양하고 맛있는 것도 많은데, 왜 이렇게 안 좋은 인식만 강하게 남아 있는지 조금
안타깝다. 물론 너무 자주 먹으면 건강에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적당히 먹는다면 큰 문제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요즘은 편의점만 가도 얼마나 많은 음식이 있는지 모른다.
생크림 롤케이크부터 구운 달걀, 간단한 과일까지 없는 게 없을 정도다.
앞으로 인스턴트 음식이 건강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계속 발전하려면 친환경 포장을 쓰고, 대체 단백질을 활용하고, 영양소가 손실되지 않도록 동결건조나 파우더 공법, 레토르트 기술 같은 최신 식품기술이 더 많이 적용되면 좋겠다.
인스턴트 음식이 무조건 나쁜 음식이 아니라, 바쁜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한 부분이라는 점도 조금은 더 인정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결국 중요한 건 ‘얼마나 자주, 어떻게 먹느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