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풍선

설렘과 순수함이 다시 내 마음속에 피어오른다.

by 라라



풍선은 어릴 때 빠질 수 없는 놀잇감 중 하나였다.

여러 가지 색깔의 풍선을 가지고 있으면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다.

나는 특히 분홍색과 노란색을 좋아했는데, 그 색 풍선을 가진 친구가 제일 부러웠던 기억이 난다.

우리는 풍선을 날리기도 하고, 일부러 터뜨리며 놀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풍선에도 다양한 모양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나는 동그란 풍선밖에 살 수 없었는데, 친구들은 하트 모양이나 길쭉한 풍선을 종종 가지고 오곤 했다.

학교가 끝난 뒤 놀이터에서 놀고 있으면 친구들이 가방 속에서 풍선을 하나둘 꺼내기 시작했다.

그날따라 한 친구가 하트 모양 풍선을 가져왔는데, 처음 보는 모양이라 너무 신기해서 정신이 쏙 빠졌고,

빨리 불어보라고 재촉하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그 친구들이 참 부러웠다.


그리고 또 하나 잊을 수 없는 기억이 있다.

어느 날 학교 앞에서 길쭉한 풍선으로 강아지 모양 인형을 만들어 주는 아저씨가 있었다.

사람들이 모여 있길래 나도 작은 키로 발돋움하며 뭐 하는지 기웃거렸다.

겨우 보니 빨간 코를 한 아저씨가 풍선으로 여러 가지 동물 모양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그런데 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에게만 풍선을 주고 있어서, 나도 너무 갖고 싶어 “저희 엄마 곧 오실 거예요” 하며 거짓말을 해버렸다.

다행히 사람들이 조금 빠져나간 틈에 아저씨는 힘들어 보이는 얼굴로 나에게도 작은 강아지 풍선을 하나

만들어 주셨다.

내 옆에 있던 친구도 하나를 받아 들고 “감사합니다!” 인사를 하고 금세 뛰어가 버렸다.

그때 아저씨가 혹시 엄마가 어디 있냐고 물어볼까 봐 가슴이 두근거렸던 게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학습지 같은 걸 홍보하면서 풍선을 만들어 주었던 것 같지만, 당시에는 강아지 모양

풍선이 너무 신기해서 정말 큰 사건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어렵게 받은 강아지 풍선을 들고 신나 있던 것도 잠시였다.

친구와 장난을 치다가 풍선을 놓쳐 버린 것이다.

풍선을 받았던 기쁨은 한순간에 사라졌다.

아저씨가 풍선 끈을 헐겁게 묶으셨는지, 나와 내 친구의 풍선이 거의 동시에 하늘 위로 날아가 버렸다.

우리는 하늘로 올라가는 풍선을 잡으려고 폴짝폴짝 뛰어보았지만, 결국 점점 작아져서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까지 눈물만 훔치며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잠깐이나마 나를 기쁘게 해 준 풍선을 놓친 게 너무나

아쉬웠다.

그래도 풍선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풍선은 내 어린 시절을 빛내 준 소중한 친구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다.


이제는 풍선을 손에 쥘 일도, 하늘로 날려 보낼 일도 별로 없지만, 풍선을 생각하면 그때의 설렘과

순수함이 다시 내 마음속에 피어오른다.

작은 바람으로 부풀어 오르던 풍선처럼, 내 어린 시절의 행복도 그렇게 가득 차올랐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며, 마음속으로 작은 풍선을 띄워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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