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어버린 사고방식

생각이 굳는다는 건, 콘크리트가 된다는 것

by 라라


생각이 굳는다는 건, 콘크리트가 된다는 것

언젠가부터 내 말과 생각이 무조건 옳다고 느끼는 순간이 생겼다.
누군가의 말을 들으면서도 ‘그래도 내 생각이 더 맞는 것 같은데’ 하고 속으로 고개를 젓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처음엔 ‘나도 나이 들었나 보다’ 하고 넘겼지만, 자주 반복되니 마음이 불편해졌다.
혹시 내 사고방식이 점점 굳어지고 있는 건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건, 생각이 딱딱하게 굳어버리는 것이다.
마치 굳은 콘크리트처럼 말이다.

처음엔 말랑하고 유연했던 생각들이 어느 순간 단단해져, 더는 물도 스며들지 않고,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상태.

그게 정말 무섭다.

살다 보면 그런 사람들을 본다.
자기 말만 하고, 남의 얘기를 듣지 않는 사람.
본인은 논리적이라 생각하지만, 결국 자기 기준에서만 맞고 틀림을 판단하는 사람.
예전엔 그런 사람들을 보며 ‘나도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다짐했는데, 문득 나도 그런 모습이 있다는 걸

느낀다.
어릴 땐 유연하게 받아들였던 말들에도 예민해지고, 다른 의견 앞에 방어부터 하는 나 자신이 보인다.


얼마 전 『부러지지 않는 마음』이라는 책을 읽었다.
경영과 조직, 도전에 대한 이야기로 유익했지만, 한 챕터에서 걸렸다.
내 생각과 완전히 다른 시선이었고, 솔직히 좀 불편했다.
‘왜 이렇게까지 말하지?’ 싶었고, 쉽게 수긍되지 않았다.

나는 서평을 쓸 때 솔직한 편인데, 이 책은 전문성이 있고 저자도 유명해서 조심스러웠다.
결국 내 생각과 맞지 않는 부분은 건너뛰고, 인상 깊었던 부분 중심으로 서평을 썼다.
책을 다 다룰 필요는 없다고 스스로 위안했지만, 마음 한쪽이 찜찜했다.

‘내가 그 생각을 받아들이지 못한 건, 사고가 굳어가고 있어서일까?’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시선을 밀어낸 건 아닐까?’
그 질문이 계속 남았다.

사고방식은 시간이 지날수록 조심해야 한다.
처음엔 유연했던 생각도, 경험이라는 이름으로 굳어지고, 결국 콘크리트처럼 단단해져 어떤 말에도

흔들리지 않게 될 수 있다.

그게 과연 좋은 걸까?

요즘은 말을 하기 전에 한 번씩 생각한다.
‘이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진 않을까?’
‘이건 내 고정관념에서 나온 말이 아닐까?’

특히 요즘 아이들과 대화할 땐 더 조심스럽다.
세대 차이라는 말로 넘기기엔, 사고방식과 언어가 너무 다르다.
줄임말을 따라가긴 어렵지만, 그 안에 담긴 생각을 들여다보려 노력한다.
그게 나를 더 유연하게 만들어주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
그게 사고가 굳는 걸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걸 깨달았다.
나이가 들수록 신념은 단단해지지만, 때론 그 신념이 나를 고립시키기도 한다.

그래서 자주 나 자신을 점검하려 한다.
내가 내 틀에 갇힌 건 아닌지, 다른 시선을 무시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이 부드럽게 흐르도록, 아직 굳지 않은 콘크리트처럼 변화할 수 있도록.
굳지 않은 마음으로, 여전히 배우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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