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슬이 가르쳐 준 것

by 라라


이슬은 밤사이 기온이 내려가면서 대기 중의 수증기가 지면이나 식 풀표면에서 액체로 응결되어 생각 작은

물방울이다. 또한 이슬은 새벽이 남긴 숨결, 밤이 지나며 자연이 흘린 조용한 눈물이기도 하다.

어릴 땐 아침에 일어나서 큰 나뭇잎에 이슬이 잔뜩 담겨있으면 그 물을 마셔보기도 했다.

엄마는 먹지 말라고 하셨지만 확실히 맛이 달랐다. 내 기억엔 더 달콤했달까?

이슬은 밤동안 잠을 자야 하는데 아무래도 잠을 들지 못하고 시간의 흔적을 만드는데 힘을 써야 한다.

밤이나 새벽엔 소리 없는 방문자도 나타날 거 같다. 무섭지만 사라지지 않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 어쩔 수 없다고 본다




이슬은 나의 마음을 정화시켜 주고 시원한 공기와 맑은 정신상태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아침공기의 선선하고 산뜻한 공기도 이슬이 한 몫한다고 생각한다.

이슬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난 사는 게 재미가 없어질 듯하다.

전주가 고향인 나는 덕진공원에 가면 연꽃다리가 있다. 어렸을 때부터 다녔지만 어느 세월에 많이 발전하여 연꽃들도 더 화려해지고 아름다워진 것 같았다. 연꽃 위에 맺혀 있는 물방울이 이슬처럼 도로록 떨어지는 걸 여러 번 보았다. 꽃잎이 벌어진 화려한 연꽃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

나는 잎을 보기 위해 찾아간다. 잎이 어디까지 클 수가 있고, 잎 위에 물이 얼마나 올라갈 수 있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이슬이 좋다. 이슬이 있어야 새벽이 오고 있음을 알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이슬이 과해지면 비가 내릴 수 있으니 그건 또 귀찮다.

내가 혼자 집에 있을 때 비가 오는 건 좋지만 밖에 나가야 할 일이 있을 때 비가 오는 건 너무 싫다.

이슬이 너무 과하면 날씨가 습할 수도 있고 그로 인하여 이슬이 필요 없는 주변의 식물들에겐 피해를 줄 수도 있다.



이슬이 나에게 주는 힘은 강력한 신비로움이다.

또로록 떨어지는 이슬의 소리가 나는 듯한 신기한 순간.

이슬이 나에겐 아침에 일어나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처럼 조금씩 이슬이 떨어지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이슬 하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나는 모든 게 평화로워 보여서 너무 좋다.



이슬이란, 밤과 아침 사이 가장 조용한 방식으로 존재를 증명하는 것.

사라지기 위해 맺히는 투명한 의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머무다 햇살에 스러지는 존재,

하지만 그 잠깐의 찰나에 모든 것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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