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백반 한 상

이제는 갈 수 없는 곳이 되어버렸지만.

by 라라


백반을 마지막으로 먹은 게 언제였더라.
요즘은 흰밥을 먹어본 지도 오래됐다.
건강을 생각한다고 흰밥 대신 잡곡밥만 먹은 지도 꽤 됐다.

문득, 첫 직장에서 먹었던 백반이 떠오른다.
직장 근처에 작은 식당이 있었는데, 그곳 밥상이 참 푸짐했다.
밥과 국, 그리고 반찬이 여러 가지.

반찬이 어찌나 맛있던지, 지금도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더 달라고 하면 사장님은 아낌없이 몇 번이고 퍼주셨다.
그때는 참 많이도 먹었다.
이제는 갈 수 없는 곳이 되어버렸지만.



백반은 특별한 요리 한 가지에 의존하지 않는다.
집에서 먹듯, 쌀밥에 반찬을 여러 가지 곁들여 먹는 전형적인 한식 식사다.
그래서 더 정겹고 소박한 느낌을 준다.

조선시대 상류층에서는 밥과 국, 다양한 반찬이 한 상에 차려진 ‘반상’을 먹었다고 한다.
상차림의 수와 품목은 신분과 형편에 따라 달랐고, 서민들은 주로 밥과 된장국, 김치, 나물 위주로 차렸다.
20세기 들어 식당 문화가 퍼지면서 ‘백반집’이라는 이름이 생겼고,
1960~70년대에는 도시 노동자, 직장인, 학생들의 든든한 한 끼가 되었다.



한때 거리에 흔했던 백반집은 요즘엔 찾아보기 힘들다.
전문 메뉴를 내세운 식당들이 늘어나고, 백반에 필요한 다양한 반찬을 준비하려면 재료비와 손이 많이

가서 버티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야채값도 비싸지고, 집에서 나물을 해 먹는 것보다, 반찬가게에서 조금씩 사다 먹는 게 더 이득인 세상이

되었다. 그럼에도 백반은 여전히 집밥의 대명사라 할 수 있다.



또한 엄마가 차려주는 밥상처럼, 사람을 편안하게 해 준다.
한 상에 둘러앉아 밥과 반찬을 나누는 풍경 속에는 한국인의 식사문화와 정이 담겨 있다.
겉으론 단순해 보여도, 반찬 하나하나에 깃든 손맛과 제철 재료, 지역의 맛이 그 밥상을 풍성하게 만든다.


오늘도 나는 반찬을 사들고 집으로 간다. 4팩에 만원. 정말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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