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아온 그림자

통증 해방

by 라라



이젠 완전히 두통에서 해방되었다고 믿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2주 넘게 이어진 두통에 시달리고 있다.

예전엔 오른쪽 머리 통증이 있어 편두통인 줄 알았지만, 결국 삼차신경통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한 지 고작 1년이 지났다. 그런데 이번엔 반대쪽, 왼쪽 머리에 편두통 같은 통증이 찾아왔다.

아프지 않던 부위가 욱신거리니 정신이 하나도 없다. 귀는 멍하고, 순간 머리가 핑 도는 바람에 휘청 넘어질 뻔한 적도 여러 번이다. 왜 갑자기 이런 증상이 생긴 건지 알 수 없다.

병원에 가볼까도 생각했지만, 또다시 ‘삼차신경통’이라는 말을 들을까 두려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대신 약국에서 편두통 약을 사다 먹었지만, 잠깐 나아지는가 싶다가도 두세 시간이 지나면 다시 통증이 몰려왔다. 머리를 마사지하고 어깨를 지압해도 소용이 없었다.

통증이 삶을 잠식하자 우울해졌다.



겨우 그거 가지고 힘들어하냐는 시선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몇 년 동안 원인도 모른 채 버티다 겨우 진단을 받고, 수술과 회복의 고통을 견뎌냈다. 그렇게 얻은 평범한 나날은 불과 몇 달뿐이었다.

다시 찾아온 통증 앞에서, 삶은 허무했고, 마음은 무겁고, 나는 무기력해졌다.

좋아하는 책도 손에 잡히지 않고, 집중도 되지 않았다.

고통이 심해지는 밤이면, 이대로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까지 스쳤다.

그제야 깨달았다.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하지만 나에게 허락된 평범함은 너무 짧았다.
이제는 그저 더 이상의 통증이 오지 않기만을 바란다.



가족들에게는 아픈 내색을 하지 않으려 한다.

아픈 모습이 가족들을 힘들게 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쪽 머리가 짓눌리듯 욱신거리는 이 통증을 완전히 숨기기란 쉽지 않다.

어릴 적, 두통으로 늘 누워 계시던 엄마를 떠올린다.
그때 나는 ‘나는 절대 저렇게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편두통이 유전이라더니, 삼 남매 중 나만 이 고통을 물려받았다.

처음엔 엄마가 원망스러웠지만, 이제는 이해하게 되었다.

매일 이어지는 고통 속에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는 마음을.



그런데 이젠 내 아이들이 걱정된다.

혹시 이 통증이 아이들에게도 유전되지 않을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지만, 그 가능성만으로도 죄책감이 밀려온다.

2주간 이어지던 반대쪽의 통증이 지금은 잠시 멈췄다.
부디 여기서 끝나길.
통증에서 완전히 해방되길.
그리고 이번에는, 그 믿음이 오래오래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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