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닐 때마다 영수증을 받아 가격이 맞는지, 빠진 건 없는지, 잘못 찍힌 건 없는지 꼼꼼히 확인하곤 했다. 그런데 요즘은 영수증을 받아도 펼쳐 보지 않고 구겨 쓰레기통에 넣을 때가 많다. 아예 영수증을 받지도 않은 채, 금액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카드를 꽂고 계산을 끝낼 때도 있다.
예전엔 가계부에 영수증을 모아 그날그날 붙이고 남은 금액을 확인했다. 덕지덕지 붙인 종이 때문에 가계부는 늘 두툼했고, 품목 하나하나를 옮겨 적는 일은 생각보다 큰 스트레스였다. 전자 가계부를 쓰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방식이 달라졌다. 장 본 날 총액만 기록하고, 특별히 눈에 띄는 지출만 따로 적어두니 훨씬 덜 번거롭고, 그래도 지출 관리는 충분히 가능했다.
그럼에도 가게는 손님에게 영수증을 건네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영수증 드릴까요?”라는 질문을 꼭 듣는다. 안 물어보고 건너뛰면 문제가 될 수 있다기에, 나는 카드를 건네기 전에 “영수증 안 주셔도 돼요”라고 먼저 말한다. 그러면 직원도, 나도 한결 편하다.
사실 결제 내역은 문자로 바로 오니, 굳이 종이 영수증이 필요할까 싶다. 그런데 문득, 영수증이 꼭 필요한 순간이 떠오른다. 물건을 교환하거나 환불할 때, 영수증은 아직도 분명한 증빙이 된다. 어르신들은 지금도 영수증을 꼬박꼬박 모아 가계부를 쓰신다. 우리 어머니도 그러시고, 나 역시 가끔은 예전에 산 물건의 가격이 궁금해 영수증을 뒤적일 때가 있다.
생각해 보니, 영수증은 내 일상에서 비중이 줄었을 뿐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다. 손에 쥐는 영수증의 역할이 달라졌을 뿐, 여전히 필요할 때가 있는, 아직은 유효한 도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