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영혼에게 보내는 엽서 서평

by 라라

[저자]

#보나쓰

국문학과 패션 마케팅. 비즈니스를 공부한 후, 지친 삶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며 일러스트와 글쓰기를 시작한 작가이다. 여성의 삶을 중심으로 일러스트를 그리며, 완전한 행복이나 불행은 없고 시기마다 다른 모습일뿐이라고 말한다. 어려운 순간 속에서도 존재하는 행복을 포착하고, 사물을 소유하는 기쁨이 아니라 내려놓음에서 진정한 충만함을 느낄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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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깊은 무기력과 공허 속에서도 삶을 이어가는 한 사람의 내면 풍경을 담고 있다.

저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더 지치는 날들, 즐거움도 슬픔도 없이 표정을 잃은 하루를 보낸다. 파도 없는 바다처럼 평온하지만, 그 평온함이 행복도 불행도 아닌 중립적 무감각에 가깝다.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서로의 표정을 제대로 들여다본 적이 없었다는 것을 깨닫고,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속에서 서로가 없다는 착각 속에 있다.


-하지만 글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저자는 "완전히 멈춘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며, 흔들리지만 꺼지지 않는 작은 불씨를 발견한다. 감정을 외면하지 않고 글로 담아내며, 분노와 외로움까지 고스란히 받아들인다. 그 과정에서 현재 있는 세상과 있어야 할 세상의 경계가 보이기 시작한다.

저자는 거창한 계획 없이, 그저 길을 걷고 천천히 감정을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한다. 한 번은 울며 멈추었던 벤치가 다음에는 숨을 고르는 자리가 되듯이, 무너진 자리가 전부는 아니며, 느린 속도로라도 다시 마음의 온도를 살려갈 수 있다고 위로한다


-이 글이 주는 가장 큰 위로는 '무기력을 느끼는 것 자체를 인정해도 괜찮다'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끊임없이 생산성과 긍정성을 요구한다. 하지만 이 글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날들"도, "표정을 잃은 하루"도 삶의 일부라고 말한다. 불행하지도 행복하지도 않은 중간 지대를 인정하는 용기가 오히려 더 정직하게 느껴졌다.

결국 이 글은 '거창하지 않은 회복'을 말한다. 큰 변화나 극적인 전환이 아니라, 그저 길을 걷는 것, 익숙한 것을 낯설게 바라보는 것, 느린 속도로 따라오는 감정을 받아들이는 것. 이런 작은 실천들이 무기력을 견디는 진짜 힘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깊은 울림을 준다.


-이 도서는 보나쓰님을 통해 미다스북스에서 출판한 도서를 협찬받아 독서 서평을 작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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