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히지 않을 편지

과거의 나에게

by 라라



안녕.

누구에게도 말 못 하고, 그냥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하루를 버티던 너.

지금 이 글을 읽는다면, 아마 울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

그래서 이 편지는, 결국 읽히지 않을 편지로 남겨두기로 했어.

어두운 방안에 혼자서 있었던 너를 생각하면서 너를 위로해주고 싶었어.

나는 가끔 그때의 너를 떠올려,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너무 일찍 어른이 되려고 했던 너.

모두를 만족시키려 애쓰느라 정작 너 자신은 바닥까지 밀어냈던 너.

결국 너는 너를 지키기 위해 더 많은 성장을 할 수밖에 없었어.


사실 말이야. 조금은 더 이기적이어도 괜찮았어. 조금은 더 울어도 괜찮았고,

도망쳐도, 멈춰도, 무너져도 괜찮았을 거야.

밤마다 환청이 들려서 잠을 못 자는 너였지만,

너는 참 잘 버텼어.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던 그 버팀을, 나는 알아.

지금의 내가 여기까지 온 건, 바로 그때 너 덕분이라는 걸.

그러니까, 너무 애쓰지 말고 살자.


혹시라도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너를 꼭 안아 주고 싶어.

괜찮다고, 너는 잘하고 있다고 그 말 한마디, 너도 듣고 싶었을 텐데.

이 편지는 결국, 네가 읽지 못하겠지. 시간은 되돌릴 수 없고,

나는 이제 그 시절 너를 만날 수 없으니까 그래도 이렇게 써 보고 싶었어.

그저, 네가 외롭지 않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수많은 밤을 지새운 너에게,

읽히지 않을 편지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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