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5

인연들을 만납니다

by 가람생각

인연들을 만납니다.


25년쯤 다니고 있는 목욕탕은

일상이 되었습니다.


이웃이라 한들

사촌이라 한들

이렇데 매일 만나기는

어려운 일이거늘

보통 인연이 아닙니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에

나누는 목소리는

목욕탕 특성상

더 크게 울려 퍼집니다.


인물 1 "밥을 같이 먹는데 말이야

박여사가 코를 냅다 풀어서

밥맛이 떨어졌어."

인물 2 "에고 더럽게 코는 왜 푸노"

인물 3 "참 예의 없다"

인물 4 "배가 쏙 들어갔네 밥을 못 먹어서"

동감하는 다섯 명의 목소리가

뜨뜻한 온탕 열기와 함께

시끄럽습니다.


유행도 있습니다.

놋그릇처럼 생긴 물건으로

승모근을 문지르고

팔뚝살도 문지릅니다.


바닥에 떨어트려도

깨지지 않게 놋그릇 재질로

만들었나 봅니다

"쨍그랑 쨍그랑" 소리가

들리면 그러려니 합니다.


실리콘 부항기는

견갑골 쪽에 붙이는데

수년간 인기 있습니다


이러다가

못 보던 새 얼굴이 나타나면

목욕탕은 조용해집니다.

내 집에 낯선 이 가 들어온 기분이라 할까요?


25년 된 제빙기를 교체했습니다

고칠 수가 없어 버려지는 제빙기를 보니

얼음을 만드느라 고생을 했다 싶어요.


고생 얘기한다면

앞다퉈 손을 들고 나설 겁니다

고생 안 하고 사는 이가 어디 있겠습니까


기계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목욕탕에서 만난 인연들도

힘든 삶을 살아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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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시간 카페에서

커피 한 잔보다는

이열치열

목욕탕 한번 다녀오시지요

잠도 잘 오고

내일 아침이 가벼울 겁니다.



2025년 6월 25일 수요일

비가 조금씩 오다 멈추다를 반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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