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과 낙엽사이
해가 짧아지는 겨울이 오면
목욕탕으로 가는 시간도 빨라진다.
매일 만나는 인연들의
일상 이야기가 어찌 그리도
다양하고 풍부한지 모른다.
똑같은 하루는 없다.
어제는
새로운 소녀가 습식 사우나로 들어왔다
어색함을 이겨보려고 소녀는 말을 건넨다
"많이 뜨거워요? 저는 역도 선수인데 땀을 빼려고 해요
내일 대회가 있는데 체중이 250g 초과돼서 왔어요"
작은 체구에 날씬해 보이는
소녀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소녀를 쳐다보았다
어딜 봐도 역도 선수 같지 않아서
"대단하네 어찌 역도를 했을까?"라고 물었다.
"아빠가 역도 선수고 엄마도 운동선수예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시작했습니다
내일 대회에서 1등 하면 장학금도 주고
학교 교문 앞에 플래카드도 붙어요.
대학도 체육 대학 가고 싶고요"
소녀는 줄줄이 얘기를 한다
그 팔로 60킬로는 한 번에 들어 올려야 하고
80킬로는 어깨에 한번 걸쳤다가
들어 올려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팔뚝에 알통을 만들어 보여준다
들어 올리면 해냈다는 쾌감이 있고
내릴 때는 놓으면서 짜릿하단다.
새싹 같은 소녀는 사우나실을 들락 날락을 다섯 번을 했다.
"체중은 줄었니?"라고 물었다
"안 줄었어요 머리카락이 물에 젖어서 그런 거 봐요
한 번만 더하고 가려고요 "
3분짜리 모래시계를 쳐다보며
'꾸벅' 인사를 하고 나가려 한다.
낙엽 같은 나는
"최고다 멋지다 내일 잘하길 기도하마
그리고 속옷을 제일 얇은 것으로 입고
내일 아침 체중을 제면 250g은 빠져있을 거야
만나서 반가웠어"라고 말해주었다.
이름: 김 OO
나이: 15살
49킬로급: 1등 하기를
2025년 11월 06일 목요일
소녀가 나간 다음 내 팔뚝에 시선이 머물렀다
단백질이 많이 필요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