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장
은행잎들은
바람이 부는 만큼
자신의 마음과는 다르게
바닥을 뒹굴어야 하고
등 떠밀려 어딘지도 모르는
구석진 곳으로 가야만 한다
생소한 곳에서
낯선 나뭇잎들과 비벼대며
차곡차곡 쌓여서
추운 겨울에서 봄까지
큰 나무의 이불이 되어주기도 하고
커다란 빗자루에 '싹싹' 쓸려서
단번에 파란 봉투 속으로 들어가
소각이 된다
인생 역시
내 마음대로 살지 못했다 해도
청춘의 봄여름이 지나고
낙엽이 되어버린 가을과 겨울이 오면
앞서거니 뒤서거니 내 몫을 다 하고
가야 하나 보다.
2025년 12월 03일 수요일
바람이 많이 분다
Namas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