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25

부고장

by 가람생각

은행잎들은

바람이 부는 만큼

자신의 마음과는 다르게

바닥을 뒹굴어야 하고

등 떠밀려 어딘지도 모르는

구석진 곳으로 가야만 한다



생소한 곳에서

낯선 나뭇잎들과 비벼대며

차곡차곡 쌓여서

추운 겨울에서 봄까지

큰 나무의 이불이 되어주기도 하고


커다란 빗자루에 '싹싹' 쓸려서

단번에 파란 봉투 속으로 들어가

소각이 된다



인생 역시

내 마음대로 살지 못했다 해도

청춘의 봄여름이 지나고

낙엽이 되어버린 가을과 겨울이 오면

앞서거니 뒤서거니 내 몫을 다 하고

가야 하나 보다.




2025년 12월 03일 수요일

바람이 많이 분다

Namas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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