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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람생각 Dec 19. 2019

삶 9

그냥 실수였다고

 




 살다 보면 잘하려고 해도 실수투성이다. 마트 장보기부터 홈쇼핑에서 옷 한 벌 살 때도 보고 또 보고 샀건만 받아보면 아니올시다 이다. 누구의 말에 팔랑귀 되어 내뱉은 말들도 후회요, 실컷 먹고 나서도 후회다.


 실수를 곱씹으면 후회가 실과 바늘처럼 따라왔다. 무거워서 몇 날 며칠을 싸매고 누워있어 보기도 했다. 근데 희한하게도 한밤 푹 자고 나서 생각이 바뀔 때가 있다. 유한한 삶이 느껴지면 무거운 납덩이를 버리고 싶어 진다. 실체도 없는 실수 덩어리와  후회 덩어리를 가슴에 묻을 일이 무에 있겠나! 벌떡 일어나 커피 한잔 마시고 나면  아무도 나에게 별 관심도 없었고, 내 코가 석자인 것처럼 모두 자기 살기가 바빠서 후회고 나발이고 일장춘몽에 불과했다. 날아가 버린 풍선처럼 훅 지나간 시간들이 아까워서라도 내일 또 실수하면  후라보노 껌 하나 씹고 단물 빠지면 같이 버릴 수 있기를 연습하며, 유한한 삶이 마냥 기다려주지 않음을 실수 대신 곱씹어보련다.


2019년 12월 19일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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