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도 올라간 애국심
창문 열고 날씨 간을 본다.
값없이 설렘을 선사하는 봄은 오고 있으나
마스크와 장갑을 낀 채로 삼월을 만난다.
코앞에 있는 가족들의 소중함을
모르고 살아가듯이
평범한 삼월의 공기를 마시는 것이
이리도 소중할 줄이야!
가당치 않는 노란색 시폰 블라우스를 입고
북적이는 카페에서 아무런 음악이라도 좋으니
진한 커피 향을 콧속으로 실컷 넣고 싶다.
쨍쨍한 햇살이 따갑다고 걷던 때가
호강에 겨워 똥 싸는 소리를 했던
좋을 때 좋은 줄 모르는 짱구였다.
어릴 적 소풍 전날
내일 비가 안 왔으면 하고
잠들기 전에 이불속에서 두 손이 피가
안 통할 정도로 꽉 쥐고 빌었다.
오늘은 3.1절.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볼 수 있도록
가는 2월에게 감사하고
오는 3월에게 부탁하며,
내 나라 풍랑이 잠잠해지기를
두 손 두 발 쥐가 나도록 힘을 주어
간절히 빈다.
2020년 3월 1일 맑음. 낭만을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