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재미있게 보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놀면 뭐하니?'입니다. 이 전에는 무한도전 광팬이었기에 김태호 PD 혹은 유재석 님이 만드는 웃음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무한도전의 컨셉이 평균 이하의 사람들이 만드는 인간적인 웃음이었다면, '놀면 뭐하니?'에서는 그 분야의 압도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해서 그 들과 유재석 님이 발을 맞추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무슨 분야든 유능한 모습만을 보여준 유느님의 인간적인 모습이 종종 화면에 잡힙니다. 저는 그게 좋더군요.
결국 노력으로 극복하기는 하지만 고전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특히 한 시대를 풍미했던 린다G와 비룡과 함께 음반 작업을 할 때에는 특유의 여유가 사라지고, 메뚜기 리포터 짤로 유명한 신인 시절의 모습이 드문드문 비쳐서 흥미로웠습니다. 과연 국민 MC와 메뚜기 리포터는 동일 인물임을 확인한 느낌이랄까요?
유느님이 후배들을 챙길 수 있는 이유는, 아니 그보다 먼저 후배들 가운데 마음의 위로와 지원이 필요한 친구들을 알아보는 눈이 있는 이유는 본인이 쉽게 주눅 드는 약점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나의 약함이 어찌 보면 쓸모가 있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후배 중에 유독 마음이 쓰이는 친구가 있고, 어떤 친구는 뭐든 척척 잘하고 고민 따위는 1도 없을 것 같은 친구가 있습니다. 너무 다 알아서 잘하는 친구에게는 제가 해줄 일도 없고, 조언해 줄 일도 없더군요. 그래서 함께 일하기에는 수월한데 뭔가 이상하게 아쉬움이 있습니다. 선배로서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는 후배란 쓸쓸합니다. 여자 친구가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어서 생일선물로 줄 수 있는 게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면 그런 기분이려나요?
늘 아내가 씩씩하기만 하면 언제 사랑을 주겠습니까? 좀 아프기도 해야 죽도 끓여보고, 어깨도 주물러 주면서 사랑을 나누지요. 각자의 약함이 있어서 인간이 아름다운 존재로 남을 수 있단 결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