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모든 시간과 열정을 다 쏟아부어도 안 되는 일이 있습니다.
달려가고 싶은데 발이 떨어지지 않고, 발버둥 칠수록 자꾸 미끄러지게 되는 꿈처럼요.
수호천사가 나를 도와주고 있는 듯 큰 노력 없이 일이 풀리기도 합니다.
내가 가진 좋은 것들 중 족히 70%는 노력이 아니라 행운으로 얻어진 것들입니다.
때로는 미로에 갇힌 듯 답답한 시기를 보내기도 합니다.
오른쪽으로 가려고 하니 오른쪽 문이 닫히고, 왼쪽으로 가려고 하니 왼쪽 문이 닫힙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뚜껑이 열립니다.
그리고 옆을 보니 사다리가 놓여 있습니다.
'아니! 이게 언제부터 여기 있었지?'
앞뒤 좌우가 다 막혀 묻고 따질 이유도 여유도 없으니 일단 기어 올라가 봅니다.
사다리를 타고 끝까지 올라가니 기가 막힌 세상이 열립니다.
운명 혹은 끌림 혹은 우연 혹은 행운으로 도달한 그곳이 퍽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오른쪽으로 갔으면 어쩔 뻔했나!
왼쪽으로 갔으면 큰일 날 뻔했구나!
'세상은 정의대로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불합리한 운명의 장난이라는 것이 꼭 따르는 법이다. 세상이 7푼의 불합리가 지배하고 있긴 하나 3푼의 이치가 행해지고 있음도 또한 명심해야 한다.'
운칠기삼이란 말은 '요재지이'라는 중국의 이야기 책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기이한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책으로 중국에선 나름 고전으로 통한다는데, 우리나라에선 '서유기'만큼 유명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옥황상제가 했던 알쏭달쏭한 대사만큼은 사람들의 큰 공감을 샀던 모양입니다. 운칠기삼이란 말이 국경을 넘고도 수백 년을 살아남은걸 보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