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업무 강도가 2배 3배나 될지 무척 의문인 반면, 급여의 차이는 명확하게 2배 3배 발생한다. 큰 무대에 서는 스타 뮤지컬 배우는 회당 1000만 원씩 받는 반면, 무명 배우는 한 달 일해서 50만 원 정도 받거나 그마저도 못 받고 떼이기도 한다. 그런데 스타 배우와 무명 배우의 노동 강도가 그렇게나 다를지는 매우 의문이다. 어쩌면 무명 배우의 노동이 더 클지도 모르겠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가 비정규직이나 무명배우를 옹호하고자 함은 아니다. 그저 내 마음의 불편함을 토로하고 싶을 뿐, 그분들의 변호는 나보다 더 똑똑하고, 더 글을 잘 쓰는 훌륭한 분들에게 맡기겠다.
나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훌륭한 우리 엄마가 남의 집에서 눈치 받으며 식모살이해서 받은 월급이 고작 100~120만 원이었다. 그런데 나는 대우받으며 에어컨 바람 쐬며 안락한 의자에 앉아 자판이나 토독거리는데 몇 배의 월급을 받는다. 안전과 건강이 보장되지 않는 열악한 환경에서 수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적은 보상을 받는 개도국 사람을 보며 나는 우리 엄마가 떠올랐고, 시원하고 안락한 버스에 앉아 2교대로 운전하고 긴 휴식시간과 큰 보상을 얻는 선진국 사람들을 보며 나를 보는 듯했다. 그래서 마음이 불편했다.
얼마나 쓸모 있는 인간인지를 수능점수, 대학 간판, 학위, 입사시험 성적, 직위와 직함, 유명세로 증명하고 그에 따른 차등 임금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가 불편하다. 그 차이가 잘 보이지 않으면 억지스러운 잣대를 들이대서라도 없는 차이를 만들고 그에 따라 차등적 성과급을 지급하는 신자유주의의 장치가 불편하다. 임금의 차이가 그 사람의 가치의 차이를 대변한다는 편견이 만연하여 높은 연봉을 받는 이들은 으스대고 적은 연봉을 받는 이들은 기가 죽는 세태가 불편하다. 또한 기죽지 않으려 없지만 있어 보이려 무리해서 명품을 사는 이 시대가 유감스럽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산이 많다고 우리 엄마를 종 부리듯 했던 그 할머니가 유감스럽다. 그리고 나 또한 우리 엄마를 아프게 했던 유감스러운 이 시대의 일원으로 순응하며 살아가고 있음을 상기할 때면 마음이 불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