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유감 3

by 바보

시대유감이란 제목으로 글을 쓰고, 의식의 흐름에 따라 서태지의 '시대유감'을 들었다.


1. 25년 만에 듣는 노래인데 좋다. 촌스러움은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워낙 앞서 나간 음악인지 아니면 내 음악 취향이 90년대에 머물러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2. 이 곡은 처음엔 가사 없이 경음악으로 발매되었다. 가사가 반사회적이라 수정을 요구하자 수정하느니 차라리 가사를 빼버렸단다. 젊음은 역시 화끈하다. 이래서 서태지가 젊은이들의 문화 대통령으로 불렸구나 싶다. 그리고 시대에 유감이 있어 곡을 썼는데, 그 가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고치라고 했으니 그 유감이 더 커졌겠다 싶다.


3. 그를 추종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사전검열 제도를 무력화시키려는 사회운동이 거세게 일어났고, 1년 뒤 폐지됐다. 그리고 사전검열 제도가 사라진 다음날 '시대유감'의 가사가 포함된 원곡이 발표됐다. 젊은이들의 사회비판이 있기에 문화가 발전함을 보여주는 예시가 아닐까 싶다.


4. 시대유감의 가사를 살펴보면 그 시절에도 거짓, 가식, 오만이 넘쳐나던 시대였구나 싶다. 응답하라 시리즈를 재미있게 본 나머지 그 시대를 '응답하라' 필터를 끼고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다. 이웃 간의 정이 넘치던 시대였을 뿐 아니라, 사회의 부조리도 넘쳤던 사회였었지.. 아 맞다. 제5 공화국, 군사정권, 데모 등의 단어들로 대변되기도 하는 시대였지.


5. 도대체 젊은이들이 유감스럽지 않았던 시대는 언제였을까? 한국전쟁? 일제시대? 조선시대? 고려시대? 삼국시대? 청동기시대?


6. 이집트 벽화에 요즘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다고 쓰여있다는데, 어느 시대를 살든 젊은이들은 유감이 많고, 그래서 입이 툭 튀어나와있는 젊은이들을 보며 기성세대는 늘 버릇없다 판단하는 게 아닐까.


6. 굴곡 없는 시대가 없고, 그 시대는 기성세대도 함께 살아가는데 왜 유감을 갖는 건 유독 젊은이들일까? 아마도 이상적인 사회를 꿈꾸는 순수함이 남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7. 더 나은 세상을 꿈꾸고 저항하는 이들이 있기에 세상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유감을 표현하는 건 어쩌면 젊은이들의 특권이자 의무일지 모르겠다.


8. 서태지는 지금도 시대에 유감을 가지고 있을까? 아니면 기성세대에 편입되어 무뎌졌을까? 이건 정말 너무나 궁금하다. 서태지 님이 혹시 이 글을 읽게 된다면 꼭 댓글을 달아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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