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어
한국을 떠날 때 우리 아이의 영어 실력은 또래 한국 아이들 수준으로 원어민과의 원활한 소통은 요원한 수준이었다. 학교에서 영어를 조금씩 배웠고, 집에서 엄마표 영어를 하긴 했으나, 동기부여가 미흡했기에 실력은 제자리, 스트레스는 꾸준한 우상향을 그린 상황이었다. 국제학교 입학 첫 날, 아이가 영어를 못 알아들어 친구를 사귀지 못하면 어쩌나, 학교에 다니기 싫다고 하면 어쩌나 매우 걱정했지만 의외로 아이는 학교 가는 것을 첫 날부터 좋아했다.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는 영어로 친구들과 소통하고, 그다지 재미 있을리 없는 교과를 영어로 배우는 과정이 쉽지 않았겠지만, 어른의 선입견과 달리 아이는 보이지 않게 말랑말랑한 뇌로 스펀지처럼 언어를 흡수하며,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첫 번째 학교 할러데이 기간에 떠난 몰디브 여행에서 느꼈다.
여행 첫날부터 아이는 공항에서, 비행기에서, 리조트에서 영어로 편하게 현지인 및 서양인들과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물론 제한된 어휘였지만, 전혀 거리낌 없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원어민 아이처럼 편안하게 외국인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게다가 몰디브에서 처음 만난 서양 여자 아이와 대화하며 신나게 놀기까지 하는 모습은 그간 엄마 안에 쌓여있던 걱정을 상당 부분 덜어주는 고마운 모습으로 기억이 난다. 비록 완벽한 문법을 갖춘 영어는 아니었지만 불과 3개월 만에 영어로 의사소통을 편안하게 하는 단계라니, 학교 수업 외에는 그 저렴한 과외도 받지 않고 현지인 친구들과 뛰어놀 시간만 만들어 주었을 뿐인데 말이다.
5개월이 지났을 때 필자의 절친인 친구가 아이와 대화한 후 놀라며 내게 왔다. 네 아들 영어 엄청나게 늘었다며, 막힘없이 자기와 의사소통이 된다고 아이를 칭찬하는 것이 아닌가.
여전히 학교생활만 열심히 하며 8개월의 시간이 흘렀고, 아이는 당당히 ESL을 졸업하며 본격적으로 정규 수업에 합류했다. 여전히 Literacy 시간에 작문은 어려워 했지만 그 외에 수업은 문제없이 따라갈 수 있는 영어 실력을 갖추었다고 담임 선생님인 미스 프리야는 전해주었다. 그 뒤로는 친구들과 놀며 쓰는 어휘와 표현들은 나조차 이해할 수 없을 때가 있을 정도로 친구들과 자연스럽고 스스럼없이 지내는 모습을 보며 떠날 때 세웠던 목표가 어느 정도 달성되었음에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한국에 돌아와 벌써 1년이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왓츠앱으로 툰쿠푸트라 친구들과 영상통화로 안부를 묻고, 온라인 게임을 하는 아들 녀석을 보면 괜히 또 미소가 지어진다. ( 뒤편에 게재할 리터니의 한국에서 영어공부 방법도 기대해주세요.~)
2. Global Mindset
세계시민교육(Global Citizenship Education, GCE)은 인류 보편적 가치인 세계 평화, 인권, 문화 다양성 등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고 실천하는 책임 있는 시민을 양성하는 교육으로 현재 우리나라 교육계에서도 핫한 이슈이다. 교육부에서는 관련 프로그램으로 교환교사 프로그램이나 학생 교류 프로그램 등을 시행하고, 학교 창의적 체험학습 수업이나 학급 및 학교 특색활동을 통해 대한민국 학생들이 세계시민으로서 자질을 갖추게 하려고 교육 중이다. 외국과의 교류가 느는 것뿐 아니라 다문화 가정과 대한민국 내 외국인 거주 비율이 늘면서 세계시민으로서의 마인드를 갖춘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 되었다.
필자의 아이가 외국에서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배경으로 가진 친구들과 공부하고 다양한 국적의 교사들에게 배우면서 자신이 대한민국의 국민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함께 살아가고 있고 자신이 그 사회의 일원이라는 자연스러운 배움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각국의 문화와 종교를 인정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가짐을 지니게 됐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우리 아이는 크리스천이지만, 무슬림들의 최대 행사인 ‘라마단’(한 달간의 금식 기간으로 해가 뜨기 전과 해가 지고 난 후에만 식사를 할 수 있음) 기간에 무슬림 친구들을 보며 그들의 문화에 대해 생각해 보고 그 친구들의 삶을 살펴보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인도와 중국계 친구들의 명절과 종교행사 삶의 방식들을 보며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자세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3. 자신감
영어라는 언어를 한국에서 배우며 필자의 아이는 영어를 공부하는 것은 어렵고, 긴 시간을 들여 단어를 외워야 해서 고단하다고 말했었다. 이는 학교의 영어 시간과 엄마와 영어 공부하는 시간을 제외하곤 사용할 일이 없는데 자신이 지나치게 긴 시간을 공부하는데 들여야 하는 부정적인 감정들이었다.
하지만 아이가 2년간의 유학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올 때 영어를 향한 아이의 인식은 여러 나라의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수단, 한국이 아닌 어디서든 공부하고 살 수 있게 해주는 언어라고 긍정적으로 변화해 있었다.
그 긍정적 감정의 기저에는 ‘영어라는 언어에 대한 자신감뿐만 아니라 영어 한마다 제대로 하지 못하던 자신이 영어만 사용하는 학교를 아무런 문제 없이 즐겁게 다녔던 데서 오는 자신감이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물어도 언제든 외국에서 공부할 기회가 있다면 가고 싶다고 말하는 아들 녀석을 볼 때면 흐뭇한 미소가 번져 나온다. 어디에서든지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된 아이의 미래가 사뭇 기대된다.
4. 체력
앞서 학교 안팎에서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소개했다. 필자의 아이는 학교 체육시간과 체험학습을 통해 기초체력 기르기 활동을 하고, 수영, 골프, 배드민턴을 배우며 각 종목을 즐길 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며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장점은 바로 체력증진이었다.
처음 더운 날씨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며 조금만 걸어도 지쳤던 아이는 학교 휴일에 말레이시아 국내외를 여행할 때마다 하루에 10Km를 걸으며 여행해도 지치지 않았고, 더운 날씨에도 2-3시간씩 즐겁게 운동할 정도로 체력을 길렀다. 함께 골프 라운드를 나가면 필자는 더운 날씨에 몇 홀만에 지쳐 헉헉댔지만 아이는 여유롭게 골프 라운드를 즐기곤 했다.
국제학교와 서양 학교들이 각종 스포츠를 가르치고 운동을 강조하는 이유가 페어플레이 정신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기르기 위해서라고 한다. 스포츠 활동을 통한 인성교육과 함께 길러진 체력으로 아이들은 더욱 열심히 공부할 수 있고, 건강한 신체활동을 하며 인생을 즐길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해준 국제학교의 체육활동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