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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msnghwn Dec 27. 2016

너의 또 다른 이름은 운명

영화 <너의 이름은(  君の名は。)>

도쿄에 사는 타키와 시골의 미츠하는 서로의 몸이 바뀌는 이상한 일을 겪습니다. 처음엔 그저 생생하고 독특한 꿈이라고만 생각했지만, 점점 그것이 꿈이 아닌 현실임을 깨닫죠. 몸이 바뀌는 경험이라니, 정이 들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결국 둘은 서로의 삶에 재미를 느끼고 급기야 동경하는 마음을 품습니다. 서로에 대한 막연한 끌림을 느낀 둘은 마침내 상대방을 만나보기로 결심하기에 이르는데요. 과연 그들의 이 기묘한 만남은 순탄히 성사될 수 있을까요?

<너의 이름은>, 출처-Daum영화

우리가 운명이라 믿는 것들은 사실 그저 타이밍이 좋았을 뿐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 시간 그 자리에서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면, 그 기회를 잡지 않았다면 훗날 그것을 운명이라고 부를 수 있었을까요? 아마도 대부분이 그때 그 일이 기회였는지도 모른채 살아갔을 겁니다.


일단 운명을 하나의 타이밍으로 생각하면 매 순간은 소중하기 그지 없습니다. '어쩌면', '혹시' 하는 마음으로, 만났던 사람들과 지나쳤던 시간들을 되돌아 보게 되거든요. 하지만 매 순간을 소중히 한다고 해도 운명을 붙잡기는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그 타이밍이 언제인지 기약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들 운명을 붙잡아야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타이밍만을 기다리다 지레 지쳐버리곤 합니다. 그리고 그런 일이 반복되면서 점차 운명을 망각하게 되는 거죠.

<너의 이름은>, 출처-Daum영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명을 붙잡아내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만 하는걸까요? 타키와 미츠하는 꿈결에 자꾸만 잊어버리는 서로의 이름을 기억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합니다. 서로의 몸에 이름을 쓰기도 하고, 있는 힘껏 소리쳐 서로를 부르기도 하면서요. 지칠 만도 한데 그들은 그런 행동을 결코 멈추지 않습니다. 한번도 상대방이 운명일거란 사실을 의심하거나 망각하지 않았거든요. 이것이 아마도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제시한, 운명에 닿는 방법일 것입니다. 자칫 꿈으로 치부될 수 있는 순간들을, 그 타이밍을 '어떻게든' 붙잡아내려는 그런 부단한 노력들 말입니다. 운명을 기다리면서 지쳐간다면, 기다리지 않는 것이 해답이었던 셈입니다.

<너의 이름은>, 출처-Daum영화

'설령 닿기 어려워 보일지라도, 운명을 믿고 부단히 열망한다면 결국은 그것에 닿을 수 있다' 이것이 아마도 <너의 이름은>이 하고 싶은 말일 것입니다. 너무 낙관적이라고요? 운명따윈 없다며 순간의 실을 마냥 놓아버리기엔 우리는 광장히 삭막하게, 매일 기다리기만 하면서 살아가고 있지 않았던가요. 그렇다면 그것이 판타지라도 가끔은 '그래 분명 닿을 수 있어'하고 다독여주고, 노력해보는 것이 스스로의 운명을 붙잡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당신이 찾는 운명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타키와 미츠하의 이야기를 통해 그 이름을 떠올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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