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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msnghwn Oct 25. 2015

그들의 생존법

영화 <남자 사용 설명서>


이원석 감독의 <남자사용설명서>.

그냥 한바탕 웃어보자는 생각으로 본 로코영화인데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던 영화였다.


영화를 보면서, 여성의 생존법에 대해 그리고 살기 힘든 세상에 대해 생각했다. 여자든 남자든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사회겠지만,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하더라도, 여성에게 이 사회의 벽이 좀 더 높을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 나오는 '남자 사용 설명서'도 다소 과장되었을지언정 이런 현실과 생각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결과물일 것이다. 여러 해에 거쳐 높은 사회의 벽 앞에서 좌절하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 편하지만 결코 옳다고 말할 수는 없는 길을 택하는 이들이 생겨났다. 그러니까 타인에 기대어 사는 방법을 택한 이들 말이다.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테마 밑에서 타인을 도구로써 자신의 삶을 영위해보려 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같이 풀어가고 있었다. 말 그대로 '남자를 사용하는' 이야기. 그것이 옳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분명 그것은 하나의 생존법이었을 것이다.


사람을 도구로 보는 것, 아니 도구로 여길 수 밖에 없다는 것 만큼 슬픈 일이 또 없다. 누군가를 도구로 여기는 사람의 삶도 도구가 되어가기에, 종국엔 비극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영화의 중반부에서 최보나(이시영)가 외치는 말은 너무나도 아프다. 마치 나 좀 살려달라고, 나의 삶이 틀리지 않은 것이라고 말 좀 해달라고 소리치는 것만 같다.


"잘 해라, 잘 했다. 이 한마디 하는 게 그렇게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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