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작품추구

그녀가 입은 것은 현실이 아님을

— 그러나 그 무엇보다 진짜보다 정밀한 감각으로

by kmu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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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영상은 AI 입니다




가상의 옷자락이 흔들릴 때


카메라의 플래시는 터지지 않았다.
그러나 화면 속 모델은 미세하게 숨을 쉬고 있었다.
피부는 현실보다 부드럽고, 옷은 바람결처럼 떨어졌다.


그녀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모든 감각은 그녀를 입고 있다.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입힘’의 미학


VTON(Virtual Try-On)은 이제 단순한 기능이 아닌 하나의 감각 언어가 되었다.
AI는 모델을 만들어내고, 그 위에 의상을 정밀하게 ‘입힌다’.

어깨의 주름, 옷감의 텐션, 빛의 반사까지
그 어떤 피팅룸보다 섬세하게,
존재하지 않는 존재가, 존재하지 않는 옷을 입는다.




테크놀로지와 육감의 충돌


실재하지 않는 모델 vs 감각을 자극하는 질감
딥러닝 알고리즘 vs 패션의 ‘핏’
픽셀 위의 구조 vs 입체적 착용감




‘묘유(妙有)’로서의 디지털 피사체


그녀는 없다.
그러나 모든 옷은 그녀 위에만 존재할 수 있다.
이것은 ‘묘유’, 즉 ‘없지만 있음’의 상태다.
비어 있지만, 모든 가능성을 담고 있는 존재.
AI 모델은 텅 빈 그릇이며, 그 위에 옷은 감각의 언어로 얹힌다.




무상(無常)과 공(空)의 실감


영상 속 피사체는 변한다.
클릭 한 번으로 옷이 갈아입혀지고, 얼굴이 바뀐다.
그러나 그 바뀜은 진짜보다 실감 난다.


그 이유는 실재의 고정성을 벗어난 공(空)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AI 모델은 변할 수 있기에, 더 진실하다.


우리는 존재를 입히는 기술을 통해,
존재하지 않음의 감각을 확장합니다.



실재를 모방하지 않고, 실재보다 섬세한 ‘입힘’을 상상합니다.


그녀의 비물질성은 곧 우리의 창작 태도이며,

그 투명한 옷자락의 끝에서 — 우리는 창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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