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MBTI는?

나를 알아가는 시간

결혼하기 전보다는 아니지만 가끔 “성격이 어떻게 되세요?”, “좋아하는 활동이 뭐예요?”라는 질문을 받는다. 예전에는 부담스러운 질문이었는데 지금은 이런 질문을 대하면 나를 궁금해하고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아이 엄마가 되고 휴직을 하고 전업주부가 되고부터 나는 주로 누구의 엄마라는 호칭으로 불렸다. 내 아이의 성격을 궁금해했고 그에 맞는 친구들과 인간관계가 만들어졌다. 삶의 중심축은 어느새 '나'에서 '아이'에게로 옮겨갔고 그 속에서 나란 존재는 알면 좋고 몰라도 상관없는 그런 곁다리 같은 존재로 전락했다.


잊혀가는 내 이름을 궁금해하고 나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을 만나면 학창 시절로 돌아간 여고생 마냥 설레었다. 오로지 '내'가 중심이었던 그 시절, 그래서 더 행복했던 시절이 다시 소환된 느낌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김춘수 시인의 시처럼 우린 서로에 대해 알아가며 꽃 같은 존재로 다시 피어났다.


문제는 “성격이 어떻게 되세요?”라는 질문에 쉽게 대답을 못하는 나를 발견했다. 그냥 단순히 “전 집순이예요.”라고 말하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지 않는다. 나에 대해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르는 것 같기도 한, 막상 말하려니 입 밖으로 잘 나오지 않는 그런 애매모호함과 마주친다. 나를 가장 잘 알고 있다고 믿은 내가 나란 사람을 잘 설명하지 못하다니. 명확한 데이트를 근거로 하면 이런 애매모호함을 좀 피할 수 있지 않을까?

MBTI 검사를 해보자!

작년에 MZ세대에서 대유행했던 MBTI 검사를 해 보기로 했다. 물론 이 검사가 나를 전부 설명해 줄 순 없지만 내 성격이 대충 어떤지는 답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검사에 대한 맹신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흥미 위주로 접근해보았다.


우선 이 검사가 무엇인지 찾아봤다. MBTI란 사람의 성격을 16가지로 분류하는 검사로 성격부터 진로, 의사소통, 대인관계, 적성 등을 알 수 있는 성격유형검사다. 약 12분 정도 소요되는 여러 질문에 답하면 내 성격 유형을 분석해 준다. 총 8가지 지표를 기준으로 16가지 성격유형으로 나뉜다.


<8가지 지표>

E: Extroverts(외향적인)

I: Introverts (내향적인)

S: Sensing(감각)-눈에 보이는 현실적인 것만 믿음

N: Intuition (직관적)- 가능성, 미래 등 추상적으로 인식

T: Thinking(사고) –논리적, 분석적, 진실과 사실에 근거

F: Feeling(감정) –감정과 관계에 근거

J: Judging(판단) – 계획적

P: Perceiving(인식) –즉흥적


이 검사는 질문에 대한 내 답변을 기준으로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정확성은 떨어질 수 있어 두 번 해보았다. 나는 두 번 모두 같은 결과가 나왔다. 검사 결과 내 MBTI는 ISFP, 일명 ‘호기심 많은 예술가’ 타입.

알파벳을 조합해서 내 성격을 파악해보면 이렇다. 나는 내향적이며 눈에 보이는 현실적인 것만 믿고, 감정과 관계에 근거해서 판단하는 즉흥적인 사람이다.

출처: 좋은 일 컴퍼니


재미로 흥미로 시작한 검사지만 신기하게도 위의 설명글은 나를 거의 80-90% 대변한다. 이 결과를 보고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차마 마주할 용기가 없었던 나와 정면에서 마주친 기분이 들었다. '너도 나의 한 부분이었구나'하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부분도 나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기. 이게 내가 MBTI 검사를 한 진짜 이유다. 마흔이 넘어선 지금 나의 부끄러운 부분을 인정하는 용기를 가져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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