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얼굴이 집 안의 행복을 만든다

067 초역 채근담

by 무공 김낙범

아침 햇살이 창문을 넘을 즈음,
마님의 표정이 어딘가 낯설었습니다.
언제나처럼 따뜻한 인사나 잔잔한 농담이 없었습니다.


‘내가 뭘 잘못했나?’
머릿속이 분주해졌습니다.


어제의 대화를 복기해 보고,
혹시 서운하게 했던 말이 있었나 되짚어 봅니다.
하지만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었습니다.


“어디 아파?”
조심스레 물었습니다.


잠시 침묵 끝에 마님이 답합니다.
“그냥… 마음이 꿀꿀해.”


단지 기분 때문이란 걸 알자,
어떻게 풀어줄까 고민했습니다.
결국, 날씨 탓으로 돌리고
작고 소박한 기쁨을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산책길에 나섰습니다.
늘 마님이 좋아하는 고소한 커피와
방금 구운 단팥빵을 사들고
흔들의자에 앉아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요즘 유행하는 드라마 이야기,
지나가는 고양이의 엉뚱한 행동,
그리고 오래된 추억 하나.


마님의 입꼬리에 미소가 퍼지고,
눈가에 온기가 돌아왔습니다.
작은 웃음이 따뜻함을 만드는 순간이었습니다.


채근담은 말합니다.
“가족 간에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감돌고
웃는 얼굴과 부드러운 말투로 대화할 수 있다면
서로 마음이 잘 통하는 관계가 만들어진다.”


가정이 따뜻하다는 건,
그 안에서 마음이 서로 향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표정 하나에 귀 기울이고,
말 한마디에 마음을 다하는 것.
그렇게 웃음은 저절로 자라납니다.


또 채근담은 덧붙입니다.
“이렇게 평안하고 따스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
가부좌를 틀고 명상하는 것보다
심신에 만 배는 낫다.”


혼자 앉아 마음을 다잡는 것도 좋지만,
가족의 곁에서 조용히 숨결을 나누고
소소한 하루를 함께 웃는 일.
그 안에야말로 진정한 마음의 평화가 있음을
나는 오늘 다시 배웁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 나는 알았습니다.

햇살보다 더 먼저 집 안을 밝히는 건

마님의 웃음이라는 사실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오늘, 누구에게 길을 내어 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