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런 사이가 아니었잖아?

078 초역 채근담

by 무공 김낙범

"우리는 그런 사이가 아니었잖아?"

어제까지만 해도 따뜻하던 사람이

아무런 예고 없이 차가워지고,
멀리 있는 사람보다 가까운 사람이
더 깊게 질투하고, 더 날카롭게 시기하는 경우를 자주 보곤 합니다.


그럴 때면 마음이 어지러워집니다.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르겠고,
앞으로 어떻게 대해야 할지도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채근담은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친절했다가 냉랭했다가

수시로 바뀌는 것은 가난한 자보다 부자에게서 더 흔하고,
질투와 시기심은 낯선 이보다 가까운 사람에게서 더 심하다.”


"정말 그런가?"

관계는 원래 그렇게 복잡하고,
사람의 마음은 그렇게도 흔들리는 것이구나.


관계가 깊어질수록
기대는 커지고, 그 기대는 곧 실망으로 이어집니다.


‘왜 너는 나에게 그렇게까지 했니?’
‘우리는 그런 사이가 아니었잖아?’

이런 질문은 대부분 가까운 사람에게서 비롯되며

그래서 더 아프고, 더 오래 남게 됩니다.


하지만 채근담은 또 이렇게 말합니다.

“주위 사람의 태도에 일일이 반응하지 마라.
냉정한 마음으로 차분히 대처하지 않으면,
단 하루도 편할 날이 없을 것이다.”


결국,
평온한 삶은 ‘그 사람이 어떻게 했느냐’보다
‘내가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합니다.


나는 이제,
모든 감정에 반응하기보다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보는 연습을 하고자 합니다.


나를 지키기 위한 거리,
내 평정을 위한 선택.


사람은 변하고, 관계도 바뀝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내가 나를 놓지 않는다면
크게 흔들릴 일은 없을 겁니다.


상처는 외부에서 오지만,
회복은 언제나 내 안에서 시작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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