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8 초역 채근담
채근담은 말합니다.
배우는 사람은 정신을 가다듬어 한곳에 집중해야 한다고.
덕을 닦고자 한다면서도
한편으로는 공적과 명예에 마음을 두면
인격의 향상은 기대할 수 없다고.
문득,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봅니다.
나는 지금 한 가지 목표에 집중하고 있는가?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정보를 찾는 이 모든 행위들이
정말 나를 성장시키고 있는가?
혹은, 그저 바쁘게 움직이기 위한 자기 위안에 불과한 건 아닌가?
책을 펼치기 전 묻습니다.
왜 이 책을 읽는가?
단순한 재미 때문인가?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한 교양인가?
아니면, 내 삶을 조금 더 명확하게 바라보기 위한 도구인가?
목표 없는 배움은 쉽게 흔들립니다.
조금 어렵거나 지루하면 금세 포기하고,
다른 길을 찾아 방황하게 됩니다.
채근담은 우리에게 경고합니다.
지식과 교양을 얻었다고 해서
그걸 놀이나 즐거움, 자랑삼아 쓰려한다면
그 배움은 결코 자신의 피와 살이 될 수 없다고.
오늘도 책방에 들어섭니다.
무엇을 읽을까 고민하기보다는
지금 내게 필요한 지혜는 무엇인가?
자문하면서 책장을 넘깁니다.
책 속에는 내가 아직 경험하지 못한 세계가 있고,
나보다 앞서 고민한 사람들의 흔적이 있습니다.
그들의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문득, 내가 걸어야 할 방향이 또렷해지곤 합니다.
하지만, 그 방향을 따라가려면
무엇보다 집중이 필요합니다.
한 가지 목표에 마음을 쏟고, 그것을 위해 지식을 모으고,
때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한 줄기 긴 호흡으로 공부를 이어가야 합니다.
명예나 결과는 그다음입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공부하고 행동한다면
그 배움은 얕고, 쉽게 증발해 버릴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다짐합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공부가 어떤 삶을 향하고 있는지 잊지 않겠다고.
채근담은 오늘도 조용히 일러줍니다.
너의 배움은 너의 피와 살이 되고 있는가?
그 질문 앞에서 다시 책을 펼칩니다.
그리고 조금 더 단단한 마음으로 한 가지 목표에 집중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