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족불욕(知足不辱)
호수공원에 오리 한 마리가 자맥질을 합니다. 물고기 한 마리를 주둥이에 물고 나타나더니, 이내 풀숲으로 숨어 버립니다. 혼자서 맛있는 식사를 즐기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그 오리가 물고기 한 마리에 흡족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문득 생각이 듭니다. '나는 만족한 삶을 살고 있는가?' 나도 모르게 '글쎄...'라는 답이 튀어나옵니다.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어떻게 해야 내 입에서 '만족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을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추구합니다. 더 많은 돈, 더 큰 집, 더 높은 직위와 연봉... ㅘ연 이런 것들이 진정한 만족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 다시금 생각해 봅니다. 만족을 모르는 삶은 끝없는 결핍의 굴레에 갇히게 되고, 결국 자기 자신을 잃게 됩니다.
'지족불욕(知足不辱)', 만족할 줄 알아야 욕되지 않는다. 이 말을 되새기며, 만족한 삶이란 어디까지를 의미하는지 다시 생각해 봅니다. 흔히들 내 손안에 쥐고 있는 것에 만족하면 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손 안의 사탕을 먹으면서도 편의점 진열대에 놓인 다른 사탕을 바라봅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인간의 욕망은 유전적으로 잠재되어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래서 옛 성현들은 욕심을 자제하라고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족할 줄 알면 욕되지 않는다'는 말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닐 겁니다. 나 역시 욕망을 억제하지 못하고 더 크고 더 화려한 것을 바랐던 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내가 원한다고 해서 그것이 내 손안에 들어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을 손에 넣으려면 죽을 만큼 고생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그 고생을 피하고자 편한 방법을 찾곤 하지만, 그 방법이 법과 상식을 벗어나지 않는 한 결코 얻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욕이 된다고 하는가 봅니다.
힘들이지 않고 행복을 누리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지금 내 손안에 있는 것을 소중하게 여기며 만족하면 됩니다. 더 이상 바라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삶. 그런 삶이야 말로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삶이 아닐까? 그런 삶이야말로 진정으로 만족한 삶이 아닐까? 풀숲으로 사라진 오리를 바라보며 다시금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