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사색 공원

나 자신은 단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반구저기(反求諸己)

by 무공 김낙범

내 안에서 답을 구하는 용기

추석 명절에 동생과 심하게 다투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소파에 주저앉아 혼잣말을 했습니다.

“어째 자기주장만 고집하고, 내 말은 이해하지 못할까?”

화를 삭이다가 문득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혹시 동생도 나처럼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 순간 멈칫했습니다. 나는 오직 동생만 탓했지, 나 자신은 단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문제의 절반은 나에게 있었다는 것을.

이를 반구저기(反求諸己)라 합니다. ‘돌이켜 나 자신에게서 구한다’는 뜻입니다.


반구저기의 마법

반구저기를 떠올리며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어제 내가 미안했다.”

그 한마디를 전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동생은 자기가 생각이 짧았다고 하며 사과했고, 우리는 웃으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반구저기의 마법이었습니다. 동생과의 관계는 오히려 전보다 더 가까워졌고, 문제를 해결하는 나의 힘도 커졌습니다. 무엇보다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내 문제는 내가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관계에서의 반구저기

반구저기의 위력은 관계 속에서 가장 빛납니다. 부부, 동료, 친구, 형제, 어떤 관계든 나를 돌아볼 때 변화가 시작됩니다.

부부 관계에서는 배우자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상대의 감정을 공감하고 이해하면, 다툼 대신 사랑이 자랍니다.

동료나 친구, 형제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의 성정을 이해하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관계는 부드럽게 풀리고 더욱 단단해집니다.


자유로워지는 내면

모든 일을 내 책임으로 받아들이면, 오히려 자유로워집니다. 남을 탓할 때는 무력했지만, 내 책임을 인정하자 곧바로 행동할 수 있었습니다.

세상을 탓하며 사는 건 쉽지만, 그렇게 해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습니다.

나를 돌아보며 사는 건 어렵지만, 그런 삶은 모든 걸 변하게 합니다.

오늘 내 삶의 문제를 살펴보고, 그 원인을 밖에서 찾지 말고 내 안에서 답을 구해야 합니다. 문제의 답을 찾는 순간, 나는 피해자에서 창조자로 바뀝니다.

반구저기(反求諸己), 이 네 글자만으로도 인생은 새로워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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