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사색 공원

실패도 수확입니다

중추가절(仲秋佳節)

by 무공 김낙범

한 해를 수확하고 감사하는 추석

농부가 한 해 농사를 짓고 가을에 수확하며 감사하는 날이 추석(秋夕)입니다. 동녘에 커다랗게 뜬 보름달처럼 풍성하게 가득 거둬들인 보람을 느끼는 날입니다.

이처럼 수확하듯이, 우리도 한 해를 정리하고 되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연초에 세웠던 계획을 얼마나 이루었는지 점검하고, 감사하며 다음을 준비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이 날을 중추가절(仲秋佳節)이라 부릅니다. 가을 한가운데 찾아오는 아름다운 명절이 추석(秋夕)입니다.


성취 거둬들이기

추석 연휴 첫날, 조용히 앉아 노트를 펼쳤습니다. 1월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천천히 되돌아봤습니다. 처음엔 “별로 한 게 없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 달씩 차근차근 돌아보니 놀라운 발견이 있었죠.

새해 결심으로 시작한 미라클 모닝. 루틴을 세우고 실천한 하루하루에는 아침 명상, 산책, 글쓰기가 빠짐없이 이어졌습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실천했습니다.

매달 한 권의 전자책을 출간하겠다는 약속은 겨우 4권에 그쳤습니다. 계획대로 수확하지 못한 점은 아쉬웠지만, 10번째 역학책을 출간했고, 세 권의 전자책은 텀블벅 펀딩에 성공했습니다. 미진한 부분도 있었지만, 풍성한 성취도 있었기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실패도 수확이다

성취만이 수확은 아닙니다. 실패도 수확입니다. 농부가 추수하며 어떤 작물이 잘 자랐고, 어떤 것은 그렇지 않았는지, 날씨는 어땠는지 점검하듯이, 우리도 실패에서 배워야 합니다.

완성하지 못한 전자책은 무리한 계획이었습니다. 그래서 내년에는 목표를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습니다. 덕분에 계획은 실행 가능한 수준으로 세워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이렇게 정리하고 나니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실패가 더 이상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소중한 배움이 되었죠.

실패를 인정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자책하느라 쓰던 에너지를 이제는 다음 도전에 쓸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내면의 성장 거둬들이기

가장 중요한 수확은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의 성장입니다. 추석 연휴가 끝나기 전에, 연초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해 보기로 했습니다.

연초의 나에 비해 지금의 나는 얼마나 성장했을까? 자신과의 비교는 남과의 비교와는 전혀 다릅니다. 남과의 비교는 자칫 열등감을 불러올 수 있지만, 자신과의 비교는 성찰과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눈에 보이는 성취는 적을지라도, 마음은 분명히 성장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수확입니다. 두려움을 극복했고, 새로운 관점을 얻었으며, 나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올해 추석에는 비가 내려 둥근달을 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내 마음속의 달은 중추가절의 의미를 더욱 선명하게 비추며, 오히려 더 밝게 빛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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