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맥불변(菽麥不辨)
구분 없는 삶
"자네는 숙맥과 같아."
상사에게 호되게 야단을 맞으며 들은 말입니다. 콩인지 보리인지 구별하지 못하는 것을 숙맥불변(菽麥不辨)이라고 합니다. 이를 줄여서 숙맥이라고 말한 겁니다.
흔히 상황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숙맥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당시의 나는 정말 그랬습니다. 상사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일을 자주 엉망으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일과 사소한 일을 구별하지 못하면 업무가 뒤죽박죽 되기 쉽습니다.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고 일 처리를 하다 보니, 정작 급한 일은 늦어지고 말았습니다.
당장 처리하지 않아도 될 일을 먼저 하느라 시간만 허비했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상사는 답답한 마음에 나를 숙맥이라고 표현한 겁니다.
분별력을 되찾다
어느 날 상사가 저녁 식사에 초대했습니다. 평소 야단만 맞다가 식사 자리에서 단둘이 마주 앉으니 무척 어색했습니다. 술을 건네며 상사는 말했습니다.
"자네는 콩과 보리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어. 그러니까 중요한 일과 사소한 일을 구분하지 못하는 거야."
그 말을 듣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나는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고, 눈에 먼저 보이는 일부터 처리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날 이후로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모를 때는 상사에게 물었습니다. "무엇을 먼저 처리할까요?"
상사는 웃으며 친절하게 알려주었습니다. 그때부터 일의 우선순위를 분별하는 능력이 생겼습니다.
삶이 정렬되기 시작하다
우선순위에 대한 개념이 생기자 신기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도 될 일'이 명확해졌습니다. 여기저기 분주하게 뛰어다닐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업무 시간은 줄었고, 어느 정도 여유도 생겼습니다. 이전에는 야근이 잦았지만, 이후로는 야근을 하지 않아도 시간이 남게 되었습니다.
이 분별력은 삶에도 적용되었습니다. 인간관계를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불필요한 관계는 과감하게 정리하고, 꼭 필요한 관계는 더 깊아 유지했습니다.
소비도 정리했습니다. 불필요한 소비는 줄이고, 꼭 필요한 소비만 구별하는 능력이 생겼습니다. 자연스럽게 여유 자금이 생기고 투자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분별력 있는 삶의 가치
우선순위에 의한 삶을 분별하기 시작하면서 삶의 가치를 알게 되었습니다. 직장에서는 핵심 역할을 맡게 되었고, 인간관계는 더 깊고 의미 있게 변했습니다.
재정도 안정되어, 소비는 줄고 저축은 늘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변화는 마음의 평온이었습니다.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이제 콩은 콩이고 보리는 보리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모든 일이 같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명확하게 선택하는 분별력이 생긴 겁니다.
"나에게 정말 중요한가?"
우선순위를 정할 때 먼저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이러한 질문은 나 자신의 가치를 명확히 하며, 분별력을 키워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