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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색 공원

생각하기 나름이다

미용실 앞 화단에 핀 맨드라미를 보며

by 무공 김낙범

산책 길에 있는 미용실 앞 화단에 맨드라미가 꽃을 피웠다.

보숭보숭한 꽃잎이 마치 붉은 닭 볏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 시절에는 엄마가 가꾸던 집 마당 화단에 늘 피던 맨드라미.


'맨드라미는 미용실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미용실에 드나드는 사람을 본다. 들어갈 때는 헝클어지고 더부룩한 머리가 나올 때는 단정하게 변한다.

맨드라미가 비록 보기에는 닭 볏처럼 생기고 흉측하게 보여도 다시 보면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이보다 더 단정한 모습이 있을까?'

간디는 세상을 변화시키려면 먼저 자신을 변화시키라고 했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자신의 생각에 따라 달라진다.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이 아름답게 보일 것이고 부정적으로 바라보면 세상이 흉측하게 보일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전날 피로를 풀지 못해 몸이 찌뿌둥하고 짜증이 나는 경우가 있다. 화장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찌그린 인상에 마치 악마와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이러한 얼굴을 바라보면 자신이 싫어진다. 세면도 하기 싫어지고 양치질도 하기 싫어진다. 내가 싫어진다.


어느 날 아침에는 맑고 상쾌한 느낌이 드는 경우가 있다. 이때 화장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미소를 짓고 있어 마치 천사와 같다. 이러한 얼굴을 바라보면 나 자신이 사랑스럽니다. 정성스럽게 세면을 하고 얼굴에 향기 좋은 스킨과 크림을 발라준다. 내가 좋아진다.



그래서, 깨달았다.

'결국 마음먹기에 따라 세상이 달라지는구나.'

아침에 일어나 비록 몸이 찌뿌둥하고 짜증이 나고 화장실 거울 앞에서는 미소를 지어본다. 짜증이 사라지고 몸과 마음이 상쾌해진다. 얼굴에 미소만 지었을 뿐인데 이토록 달라지다니. 스스로 감탄을 해본다.


엄마는 화단에 핀 맨드라미를 보면서 스스로 표정을 관리하였다. 힘들고 어려운 날이면 맨드라미를 보고 웃고 짜증이 나도 맨드라미를 보고 웃었다. 어쩌면 맨드라미가 엄마 얼굴보다 못생겨서 위안이 되었을지 모른다. 자신보다 못생긴 사람을 보면 스스로 위안을 갖는 것과 같다.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면서 사람들은 웃음을 자아낸다. 코미디를 연기하는 연예인들에게서 위안을 얻기 때문이다. 이들은 못난 표정을 짓고 바보짓을 해야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얻을 수 있음을 안다. 더욱 바보스러운 언행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위안을 주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코미디언 찰리 채플린은 관객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스스로 만들었다. 우스꽝스러운 콧수염, 머리에 눌러쓴 작은 모자, 터질 것 같은 재킷, 폭넓은 바지, 낡고 큰 항공모함 같은 구두, 뒤뚱거리는 오리걸음. 바보와 같은 이 캐릭터 이름은 '찰리'이다. 찰리를 보는 사람들은 모두 배꼽을 잡고 웃었다.

사람들은 이처럼 자신보다 못난 사람을 보면 스스로 위안을 가지며 웃는다.


미용실 앞 화단에 피어있는 맨드라미는 미용실에 드나드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들어갈 때는 헝클어진 머리가 나올 때는 단정한 모습으로 변한 것을 보면서 자신을 바라본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못생겼다고 생각하면 못생기게 보이고, 아름답다고 생각하면 아름답게 보인다. 이처럼 세상은 생각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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