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이 깊어지고 대화가 단절될 때

역지사지(易地思之)

by 무공 김낙범

우리는 서로의 필요에 의해 관계를 맺으며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어느 때보다 서로를 이해하기 힘든 삶을 살고 있습니다.

각자의 세상에 갇혀 타인의 사정보다는 나의 불편함을 먼저 외치곤 합니다.

갈등이 깊어지고 대화가 단절될 때, 서로가 연결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지혜 속에 그 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는 처지를 바꾸어 생각한다는 뜻입니다.

자신과 상대방의 처지를 바꾸어 봄으로써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는 의미가 들어있습니다.


이 말은 『맹자 이루 편』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맹자는 고대의 성인들과 안회의 삶을 비교하며, 처지를 바꾼다면 모두 그렇게 행동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훌륭한 성인들은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처럼 느끼고 그 입장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이 말은 타인의 감정을 헤아리는 의미로 자주 사용되곤 합니다.



얼마 전, 동네 카페에서 겪은 일이 떠오릅니다.

주문을 받은 점원의 표정이 너무 냉랭하고 말투도 퉁명스러워 순간 기분이 상했습니다.

하지만 자리에 앉아 점원을 모습을 지켜보며 내 생각이 짧았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녀는 혼자서 밀려드는 주문을 처리하느라 한시도 쉴 틈 없이 손발을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잠시 틈이 나자 구석에서 허리를 툭툭 두드리는 뒷모습을 보았습니다.

내 입장에서는 그저 불친절한 점원이었지만, 그녀의 입장에서는 육체적 고통을 참으며 감당해야 하는 버거운 하루였던 것입니다.

상대의 상황을 조금이라도 알게 되자, 내 마음속의 날 선 감정은 금세 안쓰러움으로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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