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지키려는 심리

막무가내(莫無可奈)

by 무공 김낙범

마트에서 한 아이가 바닥에 드러누워 울고 있습니다.

엄마는 난감한 표정으로 아이를 바라봤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발만 동동 굴렸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모일수록 엄마의 얼굴은 점점 굳어갔습니다.

아이의 모습은 그야말로 막무가내(莫無可奈)였고, 말뜻 그대로 엄마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막무가내는 아이에게만 있는 성질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에게, 어른에게도 여전히 남아 있는 마음의 저항선입니다.

누가 봐도 무리한 일정인데도 "할 수 있어"라고 밀어붙일 때 이런 순간들 역시 막무가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대의 말이 맞다는 걸 알면서도 "그래도 난 이렇게 할래"라고 버틸 때도 막무가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강한 의지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두려움, 불안, 자존심 같은 감정이 고집의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막무가내는 왜 생길까?

막무가내는 흔히 부정적인 말로 여기지만, 사실은 인간의 복잡한 심리를 드러내는 개념입니다.

누군가에게 휘둘리고 싶지 않을 때 사람은 본능적으로 버팁니다.

그 버팀이 때로는 고집으로, 때로는 막무가내로 보입니다.

과자를 먹고 싶은데 엄마가 사주지 않으면, 아이는 본능적으로 버티며 바닥에 뒹굴고 울음을 터뜨립니다.

이처럼 막무가내는 단순한 고집불통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상처받기 싫은 마음의 구조이기도 합니다.

어른이 되어도 막무가내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감정이기에 사라지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그 감정을 억누르거나 버티는 것이 아니라, 넘어지지 않고 지나가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막무가내를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그 속에는 무너지지 않으려는 마음, 스스로를 지키려는 심리가 숨어 있습니다.

우리는 때때로 막무가내가 되고, 또 누군가의 막무가내를 마주합니다.

그 순간을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관계도 마음도 한결 부드러워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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