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도로 옆, 빗물받이 하수구에
『사라지는 법에 대하여』
― 제1화. 도로 옆, 빗물받이 하수구에
나는 담배를 다 피운 뒤,
잠시 멈췄다.
바람이 불지 않는 날이었다.
공기는 눅눅했고,
도로 위엔 낮에 내린 비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꽁초를 손가락 사이에서 몇 번 굴리다,
나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도로 끝, 보도와 차도 사이의 틈.
그곳엔 빗물받이 하수구가 있었다.
길 위의 쓰레기통은
오히려 눈에 띄지 않았다.
있긴 했지만,
너무 멀거나,
너무 밝거나,
너무 정확했다.
나는 그 정확함이 싫었다.
그래서, 꽁초를
물 흐르듯 하수구 틈으로 떨어뜨렸다.
툭.
꽁초는 철망을 지나
작은 물웅덩이로 떨어졌다.
그 안에는 이미 몇 개의 꽁초가 젖어 있었다.
미처 흘러가지 못한 죄들이,
말없이 눌어붙어 있었다.
언젠가는 비가 더 올 테고,
물이 불어나 그걸 어딘가로 데려가겠지.
하수관을 따라,
더 깊고 어두운 흐름 속으로.
도시는 그런 식으로 삼킨다.
사람들이 버린 것,
감정의 찌꺼기,
말하지 못한 침묵의 파편들.
나는 다시 걸었다.
손끝에 담배 냄새가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지워지지 않은 어떤 기분처럼.
하지만 곧 사라질 것이다.
흐름은 결국, 모든 것을 데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