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들어가는 나

2019.04.19. 13:53

# 물들어가는 나




지금보다 어렸을 때

나이가 들면 마음도 함께

늙어버리는 줄 알았다.


나도 모르게 여기까지 와버린 나이.


피하에 축적되어

불쑥 튀어나오는 지방질과

머리에 정체되어

축적되지 않은 낡은 지성은

나를 점점 더 무기력하게 나락으로 떨어뜨린다.


체념하자니

지나간 날이 너무 허망하고,

포기하자니

내 남은 날이 싫어라한다.


하던 일 접어두고

무작정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것을.


하루하루 시간이 흐를수록

삶에 대한 느낌은

더욱 진하게 가슴에 와 머무른다.


나이를 먹으면 꿈을 먹고 산다나.

그렇게 다들

추억을 먹고 산다지만 난 싫다.

솔직히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 나이가 되면

자신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거라고

젊은 날 내 안의 파도를.

그 출렁거림을 잠재우고

더 이상의 감정의 소모 따위에

휘청거리며

살지 않아도 되리라 믿었기에.


이제

한 살 한 살 세월이, 이 세계가 물들어가고 있다.




---


후기**


글이란 놈이

참 묘한 요물일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땐,

자기치유.

저럴 땐

브레이크 없는

감정의 질주를 주기도 하지요.


항상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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