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702
지인이 물었다.
"넌 어떤 사랑을 하고 싶어?"
"메디슨카운티의 다리.. 로버트킨케이드와 프렌체스카의 사랑은 어때?"
사흘을 사랑하고
평생을 그리워 한다면
손해막심한 사랑,
그 만큼 가슴저미는 사랑..
어느덧 그 중년에 접어든 나이....
사흘을 사랑한 죄로 한평생을 아파한... 메디슨카운티의 다리.
그사랑의 기한이 사흘이 아니었다면.. 조금더 긴세월이었다면.
비오는 마지막 장면에서 차의 문고리를 잡았다가 놓았다가 망설이지 않았다면
프레체스카..
유독 이영화를 기억함은
1995년.
그때.. 난 졸업을 앞두고 있었고, 유독 사진에 빠져 있었다.
진로를 고민했고, 아내와의 미래를 예감했던가?
중년의 꿈을 미리 꾸고 있었다.
그때도 그녀가 내옆에 있을 것이라.. 그리 사랑하리라..
그래 그때는 그랬다.
"넌 어떤데?"
지인의 답은 의외였다.
"난 로미오와 줄리엣!!!"
"헛~ 넌 로미오와 사랑에 빠질 때, 줄리엣의 나이를 알아?"
"열 네살이었다구..ㅋㅋㅋ 딱, 우리작은 딸의 나이.."
"너나 난나 이젠 중년이다!"
"얘가 정신을.. 어디로 사나 몰라..ㅋㅋㅋ"
"그래도 난 줄리엣!!!"
"마~ 넌 그러니 아직 철이 너랑 친구안하지... 쯔쯔쯔.."
로미오와 사랑에 빠질 때, 줄리엣의 나이는 열 네 살.
우리 기준으로는 중학교 2학년.
로미오가 몇 살인지 정확하지 않다. 그래도 맥락을 짚어보면
아마도 그 또한 '십대 청소년'인 듯싶다.
로미오와 줄리엣, 어린 연인의 사랑은 불 같았다.
부모도, 미래도, 사랑을 위해서는 모두 던져버릴 기세였다.
질풍노도, 안하무인, 후안무치의 절정.
줄리엣은 자기중심으로 세상을 본다.
로미오 집안이 자기네와 원수라고? 무슨 문제란 말인가?
로미오와 결혼을 하면 두 가문은 화해할 수 있을 것이다.
어린 연인의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은 하늘을 찌른다.
줄리엣은 열렬한 감정을 억누르려고도, 추스르려고도 하지 않는다.
늘 감정이 먼저고 머리는 나중이다.
열정과 냉정처럼.
너무도 가슴과 머리는 너무나 떨어져있다.
줄리엣은 독약을 먹는 장면에서 정점을 찍는다.
이틀 동안 시체처럼 잠만 자게 되고 잘못되면 죽을 수도 있는,
말 그대로 '독약'이다.
그럼에도 줄리엣은 거침없이 이를 받아 삼킨다.
마치 오토바이 폭주족을 해도, 자신만은 죽지 않을 거라 굳게 믿는 비행청소년.
하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은 여전히 아름답고 감동 깊게 다가온다.
왜 그럴까? 스쳐 지나가는 열병인 까닭.
영혼이 자라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겪는 과정.
세월이 흐르면 이 열정은 부끄럽지만 풋풋했던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여린사람.. 그들은 모두 여린 연인들이었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와 로미오와 줄리엣.
하나는 냉정한 선택으로 평생의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는 중년의 사랑.
다른 하나는 열정에 모든 것을 건 젊음의 불꽃.
그렇다면 우리가 이야기하는
철이 든다는 것은??
여린사람에서
현명한 사람으로,
그리고 '공평한 관찰자'로 변화하는 것.
그 '공평한 관찰자'가 마음에 자리잡는 것.
치기어린 철안듬에 대한 로망을 버리고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
그에 대한 답을
애덤 스미스(Adam Smith, 1723~1790)에게서 찾을 수 있을 듯 싶다.
[국부론(國富論)]에서 '보이지 않는 손'을 주장한, '경제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애덤 스미스 말이다.
그는 철학책도 여러 권 썼다. 지금 소개할 [도덕 감정론]도 그 가운데 하나다.
인간의 감정과 도덕성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시한 책.
스미스는 말한다.
인간은 자신의 행동을 판단할 때
마음 속에 '공정한 관찰자'를 두고 있다고.
이 관찰자가 바로 우리의 양심이며,
성숙의 척도라고.
결론1... 인간을 키우는 것은 '허세'다
결론2... 승질급한 님들을 위해. ^^ 연작의 맨끝에 언급할 글을 미리 끓어 쓴다.
그리고 "다만 시장을 믿을 뿐이다." 라고..
이 첨단의 자본주의 끝..
신자유주의시대에..
천민자본의 극치를 보는 순간에 ...
고전경제학자인 애덤 스미스가 언급한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
시장을 믿는 게 쩜 우습기는 해..ㅋㅋㅋ
그러나
이 식민의 사회에 탈식민의 식자로 살아가면서 붙잡을 수 있는 작은 십자가 같은 믿음.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흔들리는 우리에게
스미스의 '공정한 관찰자'는 여전히 유효한 나침반일지도 모른다.
'누가 우리를 보호하는가?'
경제학 수업을 들을 때.... 우리에게 던진 질문이었다.
결국 우리 자신이 아닐까.
그 마음 속 공정한 관찰자가.
To be continued
천수답에서 비를 기다리는 제사장드림.
ps.
글은 장담하건데 또 다시 중구부언할 것이다.
벌써 조짐이 보이죠.. ㅋㅋㅋ
오늘하루도 행복하세요. ^^
150702. 제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