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중독자의 고백
"읽지 못한 마음의 양식은 곧 마음의 빚이다"
블로그 이웃 밥장님의 포스팅 제목이다.
일러스트레이터로 책까지 내신 분...
후~ 멋진 말 아닌가?
문자중독자인 나에게... 이 말이 뇌리에 꽂힌다.
책 모으기가 취미인 내가, 읽지 않고 책장 한구석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놈들을 보노라면... 에휴~~~
서점에 가면 무조건 한 권은 사야 직성이 풀린다. 알라딘 중고서점은 내게 마약 같은 곳이다. "이 정도 가격이면..." 하며 자꾸 손이 간다.
온라인 서점의 추천 알고리즘은 나를 너무 잘 안다. 클릭 한 번이면 내일 택배가 온다. 위험하다, 정말.
문제는 사는 속도가 읽는 속도를 앞지른다는 것이다.
구매 속도: 주 2~3권
독서 속도: 월 1~2권 (양심상 과장된 수치)
쌓인 미독서: 대략 20권... 아니 30권? (정확히 세기 무서워서 안 센다)
밤에 잠자리에 들면서 "내일은 꼭 읽어야지" 다짐한다. 하지만 아침이 되면 또 다른 핑계들이 줄을 선다.
책장을 바라보면 책들이 나를 쳐다보는 것 같다.
"언제 읽을 거야?"
"우리 산 지 벌써 몇 개월 됐는데..."
"새 책만 사고 우리는 버려두니?"
밥 빌어먹고 살기 힘든 세상에서, 사는 게 뭔지 모르겠다. 바쁘단 핑계로 제쳐두었던 놈들을 보며 다짐한다.
오늘 한놈이라도 패야지!!!
'뤼디거 달케'의 "운명의 법칙"을 펼쳐든다.
운명이 두드리는 소리를 못 들은 척 행동하면 운명은 더 세게 문을 두드린다.
(그래서 워쩌라고??)
그래도 여전히 귀를 닫으면 운명은 거세게 문을 부수기도 한다.
(에휴~ 오늘 한숨 무자게 쉰다 ^^;;)
왜 우리가 존경하는 현자에게서조차 어두운 그림자가 드러나는가?
'첫눈에 반한 사랑'의 비밀 뒤에 숨어있는 것은 무엇인가?
(왜 난 이런 것에 끌리지... 내 나이 벌써 불혹의 중반으로 치닫는데... ㅋ)
이 책은 그런 질문들을 던진다. 운명이라는 거창한 이름 뒤에 숨어있는 우리의 선택들, 그리고 그 선택들이 만들어내는 필연성에 대해서 말이다.
★★★★☆
솔직히 말하면... 읽다가 중간에 멈춰 서기도 했다. 너무 진부한 이야기 같기도 하고, 너무 뻔한 이야기 같기도 하고.
하지만 새벽, 퇴근길 지하철에서 읽으니 묘하게 와닿는다. 운명이 문을 두드린다는 표현이... 지금 내 상황과 겹쳐 보인다.
살아가면서 "각"을 잡을 수 있는 책이다.
일명 가오... (일본 용어지만 글의 맥락상 어쩔 수 없이) ㅋㅋ
현실적 조언: 뻔한 자기 계발서와는 다르다. 운명을 받아들이되, 그 안에서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법을 제시한다.
철학적 깊이: 단순한 성공 스토리가 아니라, 삶의 본질적 문제들을 다룬다.
읽기 쉬움: 어려운 철학 용어 없이도 깊은 사유를 이끌어낸다.
번역이 좀... 매끄럽지 않다. 원문의 뉘앙스가 살아있지 않은 느낌?
그리고 예시들이 서구적이라 한국인에게는 좀 거리감이 있다.
그래도 추천
불혹을 앞둔 직장인에게는 꽤 울림이 있는 책이다. 특히 새벽에 퇴근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ㅋ
천수답에서 간만에 결심한 제사장입니다.
지금 빠스타구... 퇴근 중이다.
언제 집에 가나... 이 시간에 퇴근하긴 참...
차가 졸 많다. 새벽에 겨우 들어가는 입장에선 아침 햇살이 눈을 못 뜰 정도로 생경하다.
사람들은 이제 막 하루를 시작하는데, 나는 하루를 끝내려고 한다. 커피 한 잔으로 잠을 깨우는 사람들과 소주 한 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려는 나...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아침 햇살이 낯설다. 마치 다른 행성에 불시착한 외계인 같은 기분이다.
여기가 내가 알던 그곳인가?
드라큘라가 아침을 걷는 멍함을... 아실까나... ㅋ~
밤의 세계에 익숙해진 몸이 아침 공기에 어색해한다. 형광등 불빛 아래서만 살다가 자연광을 받으니 마치 옛날 흑백사진이 컬러로 변하는 것 같다.
사람들의 부산스러운 출근길 풍경이 신기하다. 나에게는 퇴근길인데...
이게 바로 시차적응이구나.
지구에 살면서도 다른 시간대를 사는 기분이다.
오늘도 존 하루.
행복하시길.
2015.07.15. 09:20
앞으로 읽어야 할 책들:
책장에 쌓인 미독서들 (약 30권 정도... 에휴)
밥장님이 추천해 주신 일러스트 관련 서적
이번 달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건진 보물들
은제 자냐... 요놈 패고, 미뤄둔 포스팅하고... 헤~~ 효~~~ 숙제야, 숙제~~~~
독서는 빚이다. 갚아야 할 마음의 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