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우산 하나로는 부족했다

# 우산 하나로는 부족했다



그날도 비가 내렸다. 마치 스티브 라이히의 음악처럼 단조롭게, 그러나 복잡한 패턴을 그리며. 비는 늘 그런 식으로 내린다. 예고 없이, 그러나 필연적으로. 시간이 흐르는 것처럼.


새벽 다섯 시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작은 빗방울들이었다. 아스팔트를 살짝 적시는 정도의. 하지만 일곱 시가 되자 본격적인 비가 되었다. 시멘트 바닥을 두드리고, 금세 장판처럼 얇고 넓게 번져나갔다.


공사장 1층은 이미 물웅덩이 투성이었다. 빗물은 가림막 아래를 비집고 들어왔고, 콘센트 구멍 사이로 스며들었다. 벽지는 들뜬 가장자리를 비 맞은 강아지 꼬리마냥 서서히 말아 올리고 있었다. 어쩌면 건축물이라는 것은 결국 시간과 자연에 대한 인간의 일시적인 저항일지도 모른다.


나는 그 모든 것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삼십 년 동안 얼마나 많은 비 내리는 현장을 봤을까. 수십 개, 아니 수백 개. 비는 언제나 공사를 방해했다. 하지만 동시에 위로가 되기도 했다. 특히 마지막 날에는.


나는 고무장갑을 벗어 콘센트 상자 위에 올려두었다. 3M 브랜드의 고무장갑이었다. 손등은 까칠했다. 손바닥엔 독일제 스타빌 드라이버 자국이 새겨져 있었다. 삼십 년간 같은 도구를 쥐고 살다 보면 손에도 그 도구의 형태가 새겨진다. 우리는 서로를 닮아간다. 사람과 도구가. 아니, 사람과 일이. 사람과 시간이.


손목이 아팠다. 아침에 일어나면 늘 그랬다. 관절염이었다. 의사는 말했다. 더 이상 무리하면 안 된다고. 하지만 무리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일이 어디 있을까. 특히 이런 일에서는.


스펀지를 짜냈다. 독일 빌레다 브랜드였다. 하얗고 끈적한 줄눈이 아직 덜 마른 이탈리아산 세라믹 타일 위에 맺혀 있었다. 마지막 타일이었다. 이 현장에서의, 그리고 내 인생에서의.


"형, 여긴 제가 마저 닦을게요."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 막내였다. 입사 3년 차. 스물여덟 살. 나보다 스물다섯 살 어렸다. 이 팀의 마지막 막내이기도 했다. 나는 그에게 대답했다.


"됐어. 손목 아프다고 하지 않았냐."


사실 손목이 아픈 건 나였다. 아니, 손목만이 아니었다. 손가락도, 어깨도, 무릎도. 몸 전체가 말을 듣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할 수는 없었다. 나는 여전히 형이었고, 그는 막내였다. 그런 관계에서는 약함을 드러내면 안 된다. 적어도 마지막 날까지는.


"괜찮아요. 오늘이 마지막이라면서요."


마지막. 그 단어가 공기 중에 떠돌았다. 타일 위에 고인 빗물처럼 흐리멍덩하게. 마지막이라는 건 이상한 것이다. 끝이면서 동시에 시작이기도 하다. 나에겐 끝이지만, 막내에겐 계속될 일상이다.


나는 타일을 닦으며 생각했다. 언제 이 일을 시작했을까. 스물여섯이었나, 스물일곱이었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하지만 첫 번째 줄자는 기억한다. 군대 제대하고 처음 산 도구. 코메론 브랜드였다. 은색 동아 매으로 이름을 썼었다. 그때는 글씨체가 예뻤다. 지금은 손이 떨려서 제대로 글씨를 쓸 수도 없지만.


첫 현장도 기억한다. 아파트 리모델링이었다. 25평짜리 작은 집. 나는 보조였고, 선배가 셋이나 있었다. 모두들 나보다 열 살 이상 많았다. 나는 그들에게 배웠다. 타일 붙이는 법, 벽지 바르는 법, 노루페인트 칠하는 법. 그리고 무엇보다 침묵하는 법을.


"… 그래. 이제 이런 데서 자고, 이런 데서 일하는 건 좀 그만하려고."


나는 대답했다. 솔직한 대답이었다. 더 이상 달방에서 잘 수 없었다. 현장 컨테이너에서 작업복을 갈아입고, 숙식노가다의 장기방에서 코골이 소리와 함께 새벽을 맞는 일. 더 이상 카시오 전자시계 알람에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날 수 없었다. 더 이상 온몸이 쌍용 시멘트 가루로 뒤덮인 채로 그 좁은 방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그래도 갑자기…"


"갑자기 아니야. 손끝이 말을 안 들어. 보쉬 드릴 쥐고도 자꾸 놓쳐. 언젠간 공구 떨어뜨려서 너 발등이라도 찍을까 싶었어."


그것도 사실이었다. 지난달에 실제로 드릴을 놓쳤다. 다행히 아무도 다치지 않았지만, 그때 알았다. 내 몸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을.


막내는 말없이 물을 닦았다. 젖은 대림산업 작업복 바짓단이 종아리에 들러붙었고, 그 위로 석고 가루가 묻어 누렇게 변해 있었다. 누군가에겐 더러움이었겠지만, 우리에겐 일의 흔적이었다. 자부심의 증거였다.


나는 막내를 보며 생각했다. 그는 좋은 아이였다. 성실했고, 배우려는 의지도 있었다. 처음 들어왔을 때는 스탠리 망치도 제대로 못 들었지만, 이제는 제법 모양새가 났다. 하지만 여전히 서툴렀다. 타일 붙일 때 손이 떨렸고, 줄눈 작업할 때는 삐뚤빼뚤했다. 어쩌면 완벽함이라는 것은 도달점이 아니라 방향성인지도 모른다.


천장에 부착한 필립스 LED 조명 틀을 내려 다시 채우는 동안, 나는 조용히 물었다.


"너, 이 일 계속할 거냐?"


"예. 지금은요."


지금은. 그 말에 무언가가 담겨 있었다. 미래에 대한 유보, 혹은 희망. 나도 그런 때가 있었다. 지금은 이 일을 하지만, 언젠가는 다른 걸 할 거라고 생각했던 때가.


"지금은?"


"아직은. 아니, 이거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어요. 도면도 못 보고, 견적도 잘 못 뽑고. 그나마 몸 쓰는 건 좀 돼서."


그는 솔직했다. 나도 그랬다. 삼십 년 전에. 대학을 나오지 못했고, 특별한 기술도 없었다. 몸으로 하는 일밖에는 할 줄 아는 게 없었다. 그래서 시작한 일이었다.


나는 웃었다. 비가 그치지 않는 날 웃는 건, 어디 멀리 갈 사람의 얼굴이었다. 아니, 이미 멀리 가버린 사람의 얼굴이었다.


"너는 손이 고와. 아직도 마끼다 망치 잡을 때 왼손이 덜덜 떨리더라."


"예전엔 그것도 못 했잖아요. 저, 도배풀 만들다가 손가락 다 벗겨졌던 거 기억나요?"


기억했다. 그때 그는 울었다. 화장실에서. 혼자서. 나는 모른 척했다. 울음이란 혼자 흘려야 하는 것이다. 특히 남자의 울음은.


"그때 너, 울었잖아. 화장실에서."


"안 울었어요."


"울었어."


둘 다 웃었다. 그 웃음은 짧았지만, 둘 사이의 공기가 약간은 부드러워졌다. 작별 앞에서의 웃음은 언제나 그렇다. 쓸쓸하지만 따뜻하다.


정오가 되었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점심시간이었지만 아무도 배고프지 않았다. 마지막 날의 점심은 항상 그렇다. 어쩌면 시간이라는 것도 일종의 식욕인지도 모른다. 마지막이 다가오면 그 식욕마저 사라진다.


점심쯤, 편의점 우산 하나를 들고 막내가 다시 들어왔다. 투명한 비닐우산이었다. 서늘한 바람이 들어와, 타일 위에 남은 물이 소름처럼 퍼졌다.


"형, 커피요. 단 거. 오늘은 형이 단 거 마셔도 될 날이니까."


맥심 모카골드였다. 나는 단 걸 마시지 않는다. 당뇨 때문이다. 삼 년 전부터 혈당이 높아졌다. 의사는 말했다. 식습관을 바꾸라고. 운동을 하라고. 스트레스를 줄이라고. 하지만 현장에서 일하면서 그런 게 가능할까.


하지만 그날은 마셨다. 마지막 날이니까. 마지막 날에는 무엇이든 허용된다. 단 커피도, 과거의 기억도, 미래에 대한 걱정도.


캔을 따는 소리가 무겁게 울렸다. 마시기 전, 나는 뚜껑을 천천히 바라봤다. 그 위에 적힌 글씨들을. 원재료명, 영양성분, 제조일자.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 이 커피에도, 이 현장에도, 내 일에도.


"나, 남해로 내려간다."


나는 말했다. 계획이었다기보다는 그냥 떠오른 말이었다. 사실 남해에 아는 사람이 있긴 했다. 고향 선배였다. 몇 년 전에 귀농했다고 연락이 왔었다.


"거긴 왜요?"


"지인이 밭 좀 보라고 해서. 한동안은 그냥… 흙 만지면서 지내보려고."


"건축하세요?"


"아니. 뭘 만들진 않을 거야. 한동안은, 그냥 망가진 손가락 말리고 싶어서."


사실은 도망치고 싶었다. 이 모든 것으로부터. 콘크리트와 타일과 드라이버로부터. 새벽 다섯 시의 카시오 알람소리로부터. 온몸에 밴 시멘트 냄새로부터. 그리고 무엇보다 늙어가는 나 자신으로부터.


작업대 옆에 놓인 스탠리 공구함을 열었다. 나는 맨 아래 칸에서 오래된 줄자 하나를 꺼냈다. 첫 번째 줄자. 코메론 브랜드. 테이프는 군데군데 찢어졌고, 끝자락은 이미 휘어져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길이를 잴 수 있었다. 도구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줄자를 손에 쥐니 모든 기억이 되살아났다. 첫 현장, 첫 실수, 첫 성공. 그리고 수많은 평범한 날들. 비 오는 날도, 눈 오는 날도, 햇살 좋은 날도. 모든 날들이 이 줄자와 함께였다.


"이거, 첫 현장에서 산 거야. 군대 제대하고, 스물여섯에 처음 산 줄자."


막내는 놀라듯 받아 들었다. 줄자 끝에 흐릿하게 써진 글씨가 있었다. 흘림체로 쓴 은색 매직으로 자국이 거의 지워질 듯 말 듯했다.


"이거, 왜 주시는 거예요?"


"언젠간 네 것도 하나 남을 거야. 근데 나는 이제 손이 말을 안 듣는다."


그것이 전부였다. 설명할 수 있는 것의 전부. 사실 더 복잡한 이유들이 있었다. 고마움, 미안함, 걱정, 희망. 하지만 그런 감정들을 말로 표현하는 건 어려웠다. 특히 남자들 사이에서는.


잠시, 조용했다. 비는 여전히 오고 있었다. 천장에서 맺힌 물방울이 필립스 조명 틀 위로 '툭' 떨어졌다. 시간이 떨어지는 소리 같았다.


"형…"


"응."


"언젠간 다시 같이 일할 수 있을까요?"


그 질문에 나는 잠시 말을 잃었다. 다시 같이 일할 수 있을까. 나는 모르겠다고 대답하고 싶었다. 아마 없을 거라고. 나는 이제 늙었고, 몸도 망가졌고, 다른 길을 찾고 있다고.


하지만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 대신 이렇게 말했다.


"모르지. 하지만 너, 현장 나설 때 그 줄자 챙겨 들고 있다면, 그땐 내가 너한테 배울게."


나는 웃었다. 진심이 담긴 웃음이었다. 막내는 끝내 고개를 숙였다. 그의 어깨가 작게 떨리는 것 같았다.


오후 세 시. 마지막 정리가 끝났다. 모든 도구를 정리하고, 모든 쓰레기를 치웠다. 공사장은 깨끗해졌다.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는 집이 되었다.


나는 투명 비닐우산을 들고 먼저 걸어 나갔다. 대림산업 작업복엔 아직 타일 가루가 묻어 있었고, 현대 장화엔 빗물이 찼다. 마지막까지 현장 일꾼의 모습이었다.


막내는 끝까지 그 우산을 받지 않았다. 코메론 줄자를 손에 쥔 채, 그 자리에서, 비를 맞으며, 오래도록 서 있었다.


나는 돌아보지 않았다. 돌아보면 울 것 같았다. 쉰이 넘어서도 여전히 울보인 내가 부끄러웠다.


집에 도착했을 때, 나는 오랫동안 현관문 앞에 서 있었다. 열쇠를 꺼내지 않고, 그냥 서 있었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고, 우산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렸다. 똑, 똑, 똑. 메트로놈처럼.


문득 생각났다. 그녀가 만들어준 저녁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김치찌개일 것이다. 대상 김치로 만든. 그녀는 비 오는 날이면 항상 김치찌개를 끓였다. 나는 그것이 고마웠다. 변하지 않는 것들이.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다. 익숙한 냄새가 났다. 집의 냄새. 시멘트나 타일 가루가 아닌, 따뜻한 집의 냄새.


"왔어?"


부엌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대답했다.


"응. 왔어."


그것이 전부였다.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는 것도, 내가 지쳤다는 것도, 새로운 시작이 필요하다는 것도. 함께 산다는 건 그런 것이다. 일종의 건축물이다. 서로를 지탱하는 구조.


샤워를 하며 나는 생각했다. 내일부터는 어떻게 살까. 남해에 가서 정말 밭일을 할까. 아니면 다른 일을 찾을까. 나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도 괜찮다. 모르는 것도 때로는 희망이다.


거울 속의 내 얼굴을 보았다. 쉰셋의 얼굴. 주름이 깊었고, 머리카락은 반 이상 희어졌다. 하지만 눈은 여전했다. 아직 포기하지 않은 눈.


저녁을 먹으며 그녀가 물었다.


"막내는 뭐라고 하던?"


"줄자를 줬어."


"줄자를?"


"첫 번째 줄자. 내가 스물여섯에 산 것."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도 그 코메론 줄자를 기억하고 있었다. 나는 그 줄자를 들고 다니며 이 집 저 집을 고쳤다. 한샘 싱크대도, 현대리바트 장롱도, 아이 퍼시스 침대도.


"잘했어."


그녀가 말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밤이 되어도 비는 그치지 않았다. 나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막내는 지금 뭘 하고 있을까. 아마 집에 돌아가서 줄자를 들여다보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생각하겠지. 이 일을 계속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길을 찾을 것인지.


나는 그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무엇을 선택하든 괜찮다고. 중요한 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한 것을 믿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런 말은 스스로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새벽 세 시쯤, 나는 잠에서 깼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창밖을 내다보니 가로등 불빛이 빗물에 반사되어 흔들리고 있었다. 아름다웠다. 이상하게도.


나는 일어나서 거실로 갔다. 그리고 책상 서랍을 열었다. 안에는 오래된 사진들이 있었다. 코닥 필름으로 찍고 인화한. 요즘의 디지털 사진과는 다른,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무게가 있는 사진들. 첫 현장에서 찍은 사진도, 팀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도. 젊은 내 얼굴이 있었다. 자신만만해 보이는.


그때는 몰랐다. 삼십 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갈 줄은. 그때는 영원할 것 같았다. 이 일도, 이 몸도, 이 관계들도. 시간은 우리 안에서 다른 속도로 흐른다. 추억 속의 시간과 현실의 시간은 전혀 다른 리듬을 갖는다.


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다. 그것이 슬픈 일이기도 하고, 다행인 일이기도 하다. 변하기 때문에 새로운 것이 가능하다. 끝이 있기 때문에 시작이 의미를 갖는다.


나는 사진을 다시 서랍에 넣었다. 그리고 침대로 돌아갔다. 그녀는 여전히 자고 있었다. 고른 숨소리가 들렸다. 평화로웠다.


아침이 되었다. 비는 그쳤다. 창밖으로 햇살이 들어왔다. 새로운 하루였다. 새로운 시작이었다.


나는 네스카페 골드블렌드를 마시며 생각했다. 오늘부터는 무엇을 할까. 일단은 쉬어야겠다. 몸을 회복시키고, 마음을 정리하고, 다음을 생각해 보자.


전화가 울렸다. 삼성 갤럭시였다. 막내였다.


"형, 안녕하세요."


"응. 안녕."


"어제 줄자... 정말 고마웠어요."


"그래."


"저, 혹시 남해 가시기 전에... 한 번 더 만날 수 있을까요?"


나는 웃었다. 그 아이다웠다.


"물론이지. 언제든."


전화를 끊고 나서, 나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비가 그친 하늘이 맑아지고 있었다. 구름 사이로 햇살이 새어 나왔다. 어둠과 빛이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었다.


우산 하나로는 부족했다. 그날의 작별에는.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우산이 문제가 아니었다. 중요한 건 함께 비를 맞는 것이었다. 함께 젖는 것이었다. 함께 견디는 것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했다. 막내와 나는. 마지막 날에.


어쩌면 진정한 건축은 물리적인 구조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짓는 것인지도 모른다. 시간이라는 재료로, 기억이라는 도구로, 감정이라는 설계도로. 그리고 그 건축물은 보이지 않지만 가장 견고하다.


비는 계속 내렸다. 그리고 나는 계속 걸었다. 새로운 길을 향해. 모든 것은 원점으로 돌아가지만 동시에 완전히 새로운 것이 된다.


우산 하나로는 부족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공공 와이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