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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트 Jul 25. 2015

서울이야기_1 / 청계천, 장마

오랜만.

오랜 목마름을 해갈하듯 간만에 빗줄기가 꽤 굵다



평소 넘치게 있는 것들은, 그렇게 꾸준히 곁에 있어온
빗물, 카우나스의 아침 공기, 에어로프레스의 필터, 아침 7시부터 차려진 아침밥상,
소소한 일상을 일기장 쓰듯 나눠갈 수 있는 이



아무리 마음먹어도 평소에 진심을 다해 감사하기 어렵고
꼭 눈 앞에서 사라지는 듯한 모습을 보여야만,
그제야 허겁지겁 손사래를 치며 가지 말라
그런 치졸하고 간사한 외침에도 다시 돌아오는


항상 나에게 따뜻한 것들


상념들이 삭아갈수록
있을 때 잘하자는 뻔한 말보다는,
그런 것들을 더 이상 탐하지 말자는 체념적인 생각이
더욱 깊고 크게 자리 잡더라



점차 내것이라는 욕심과, 당연함이라는 오만이 스밀테고,
그로 인해 그 따뜻한 것들에게 흉을 남길게 자명해서


사실은 정말 그러고 싶지 않으니까


귀찮으니까 사사건건 그만 좀 물어보라는 짜증
네 말에 서운했고 상처받았다는 투정
바쁘니까 나중에 연락하자는 무관심


사실은 그런게 아니라



피곤함을 이겨내고 차려주신 따뜻한 아침밥이 너무나 맛있다고
지금 내 옆에서 같이 있어주고 웃어줘서 너무나 행복하다고
시간 내서 먼저 연락해줘 고맙고 당장 얼굴 좀 보자고


그런 이야기가 하고 싶은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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