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게 배우는 삶의 태도
사실 살면서 고양이의 점프 실력을 눈여겨본 것이 숙희가 전부라, 아직까지 나에겐 우리 집 고양이 숙희가 세상에서 가장 높이 점프를 하는 고양이다.
허리가 긴 내가 바닥에 앉아, 심지어 긴 팔을 머리 위로 쭉 뻗어 오뎅 꼬치를 흔들어도 숙희는 단 한점의 망설임 없이 날렵하고 우아하게 점프해 오뎅꼬치를 낚아 챈다. 그 정도의 높이는 숙희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무려 난 요롱이인데...('허리'라는 뜻의 한자 '요'(腰)와 '길다'는 뜻의 영어 단어 '롱'(Long)이 합쳐진 말).
'더 높이 들어도 오뎅꼬치를 낚아챌 수 있을까?'하는 호기심에 점점 오뎅꼬치 높이를 높여도, '아르를'하는 애간장 닳는 소리를 몇 번 내고선 궁둥이를 씰룩대며 오뎅꼬치를 단번에 낚아챈다. 가만 보니 목을 긁으며 내는 '아르를'소리는 이제 보니, 내 욕 같기도 하다. 너 내가 못 알아듣는다고 너... 막말은 자제요.
조금씩 무릎을 꿇고 높이를 높였다가, 무릎을 세우고, 점점 오뎅꼬치의 높이를 높이다 보면 어느 순간엔 숙희가 맨 땅에서는 닿을 수 없는 높이까지 오게 된다. 코를 하늘로 치켜들고 형광등 불빛 속으로 아득한 오뎅꼬치를 노려보며 '아르를' '가르랑'. 나에게 잔소리를 해도 절대 높이를 내려줄 수 없지.
숙희야 인생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야.
그러면 포기하고 돌아설 법도 한데, 씩씩한 고양이 숙희는 절대 포기하는 법이 없다. 아 , 때로는 포기하고 돌아서는 척, 관심 없는 척 연기를 하기도 한다. 거기에 깜빡 속은 내가 오뎅꼬치를 내리는 틈에 오뎅꼬치를 냉큼 낚아채 도망갈 때도 있다. 똑똑한 가시내... 숙희는 오뎅꼬치의 높이가 높아지면 주변의 지형지물을 활용해 아득한 높이의 오뎅꼬치에 계속 도전한다. 베개를 밟고 펄쩍, 책상 위에 올라가 펄쩍. 이불 위로 풀썩 대며 몇번을 나동그라지면 포기할 법도 한데, 냉큼 다시 일어나 오뎅꼬치를 노려본다. 그렇게 열심히인 숙희를 보면 마음이 짠해져서 나는 오뎅꼬치를 살그머니 내려주는데, 때를 놓치지 않고 팔짝 뛰어올라 낚아챈 오뎅꼬치를 물고 가는 뒷모습은 어찌나 의기양양한지. 바보 고양이...
욕망하는 것을 굴하지 않고 성취해내는 멋찐 고양이 숙희
오늘도 너에게 한 수 배운다.
샘,,, 뛸 자리는 보고 뛰어주십시요...
세간살이 박살은 어쩔 수 없지만 샘 다치십니다...
오늘도 다이수키, 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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