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배우는 사랑 #에로스의 종말 #사랑의 존재론 #끝
사랑은 아무나 하나. 어느 누가 쉽다고 했나. 후훗. 글로 사랑을 알려드리겠다!!
에로스의 함정
1. 자신이 카사노바라고 믿는 남자
2. 자신이 카사노바였다고 믿는 남자
3. 자신은 카사노바가 될 수 있지만 다만 원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하는 남자
에로스의 종말
포르노는 에로스의 적수다. 포르노는 성애 자체를 파괴한다. (…) 포르노가 음란한 것은 과다한 섹스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섹스가 없다는 사실이 포르노를 음란하게 만든다. (…) 자본주의는 모든 것을 상품으로 전시하고 구경거리로 만듦으로써 사회의 포르노화 경향을 강화한다. 에로스는 포르노로 비속화된다.(한병철, 김태환 역, <에로스의 종말>, 문학과지성사, 2015, 65~66쪽.)
우리는 인간과 우주의 비밀을 결코 ‘파악’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사랑의 행위를 통해서 알 수 있다. (…) 만일 내가 참으로 한 사람을 사랑한다면, 나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세계를 사랑하고 삶을 사랑하게 된다. 만일 내가 어떤 사람에게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나는 당신을 통해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당신을 통해 세계를 사랑하고 당신을 통해 나 자신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에리히 프롬, 권오석 역, <사랑의 기술>, 흥신문화사, 2009, 23쪽.)
사랑의 존재론 1
정념을 숨기면서 동시에 보여주는 것
내 정념에 신중함의 가면을 씌우는 것, 바로 거기에 진짜 영웅적인 가치가 있다. (…) 그렇지만 정념을 완전히 감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내가 당신에게 뭔가 감추는 중이라는 걸 아세요. ‘라르바투스 프로데오(Larvartus prodeo), 나는 손가락으로 내 가면을 가리키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나는 내 정념에 가면을 씌우고 있으나, 또 은밀한 손길로는 이 가면을 가리키고 있다. 모든 정념은 결국에 가서는 그 관객을 가지게 마련이다.(롤랑 바르트, 김희영 역, <사랑의 단상>, 동문선, 2004, 72~73쪽.)
사랑의 존재론 2
먼저 사랑을 하는 사람이 얻는 것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의 문제를 ‘사랑하는’, 곧 사랑할 줄 아는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사랑받는’ 문제로 생각한다. 그들에게 사랑의 문제는 어떻게 하면 사랑받을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사랑스러워지는가 하는 문제이다. (에리히 프롬, 권오석 역, <사랑의 기술>, 흥신문화사, 2009, 13쪽.)
사랑의 존재론 3
새로운 세계와 진리를 구축하는 사건
사랑은 개인인 두 사람의 단순한 만남이나 폐쇄된 관계가 아니라 무언가를 구축해내는 것이고, 더 이상 하나의 관점이 아닌 둘의 관점에서 형성되는 하나의 삶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것에 제가 ‘둘이 등장하는 무대’라고 일컫는 것이기도 합니다.(…) 사랑은 만남에서, 즉 있는 그대로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마술적인 외재성의 한순간을 맞이하여 불타버리고, 소진되며, 동시에 소비된다는 말입니다. 또한 바로 여기에서 바로 기적의 범주에 속하는 어떤 것, 즉 존재의 강렬함, 완전히 녹아버린 하나의 만남이 도래합니다.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사랑이 이렇게 전개될 때 우리는 ‘둘이 등장하는 무대’가 아니라 ‘하나가 등장하는 무대’와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서로를 통합해버리는 사랑 개념입니다. (알랭 바디우, 조재룡 역, <사랑 예찬>, 길, 2010, 41쪽.)
살다가 살아보다가 더는 못 살 것 같으면
아무도 없는 산비탈에 구덩이를 파고 들어가
누워 곡기를 끊겠다고 너는 말했지
나라도 곁에 없으면
당장 일어나 산으로 떠날 것처럼
두 손에 심장을 꺼내 쥔 사람처럼
취해 말했지
나는 너무 놀라 번개같이,
번개같이 사랑을 발명해야만 했네
- 이영광 <사랑의 발명> 전문(<나무는 간다>, 창비, 2013)
사랑의 존재론 4
사랑은 유지하고 재-발명하는 것
그러므로 삶이 제아무리 많은 고통스러운 혼란을 간직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나는 다음의 두 가지 과제를 위하여 싸운다. 즉, 하나는, 결혼이란 첫사랑의 성화(聖火)이지 파괴는 아니고, 성화의 편일망정 적은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주려는 엄청난 과제고, 다른 하나는 나의 보잘것없는 결혼이 이 과제를 완수할 수 있게끔 항상 나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그런 뜻깊은 것이었다는 사실을 밝혀주는 과제가 바로 그것이다. (쇠얀 키에르케고어, 임춘갑 역, <이것이냐 저것이냐 2>, 다산글방, 2008, 60~61쪽.)
https://youtu.be/dAlaSQfw_6Y
사랑의 존재론 5
미지(무한)를 향하는 것
우리는 애인 속에 있는 미지의 세계들에 도달하지 않고서는 애인이 내뿜는 기호들을 해석해낼 수 없다. 그런데 이 미지의 세계들은 우리와는 상관없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생겨난 세계이다. (…) 애인의 몸짓은 그것이 우리를 향한 것이고 우리에게 바쳐진 것일 때조차 여전히 우리가 배제되어 있는 미지의 세계를 표현하고 있다. 애인은 우리에게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기호들을 보내준다. 그러나 동시에 이 기호들은 우리가 누리고 있는 독점적인 애인의 사랑 각각은 가능세계의 이미지를 그려낸다. (…) 사랑의 기호들이 표현하는 감추어진 것이란 미지의 세계들, 행위들, 사유의 원천이다. 사랑의 기호들은 기호 해독하는 데 점점 더 깊이 파고들면서 생기는 고통을 불러일으킨다. (질 들뢰즈, 서동욱, 이충민 역, <프루스트와 기호들>, 민음사, 1997, 30~31쪽.)
애무의 글쓰기
우리 이제 뭐할까 한번 더 할까
그래 그러자
너는 아랫목에 놓인 홍시 같아
너는 윗목에 놓인 요강 같아
너는 빨개지고
너는 차오르고
우리는 이제 무엇이 될까
그사이 마당은 희어지고
너를 버릴 때도 이렇게 뜨거우면
너가 그대로 다른 땅에 스미면
아직은 깊은 밤에 혼자 나와
너를 안고 둥글게 울었다
- 유진목 <동지> 전문(<연애의 책>, 삼인, 2016)
ps : <글쓰기 파내려가기>라는 책이 나왔습니다. 본 글은 그 책의 내용 중 일부입니다.
https://search.daum.net/search?w=bookpage&bookId=5460451&tab=introduction&DA=LB2&q=%EA%B8%80%EC%93%B0%EA%B8%B0%20%ED%8C%8C%EB%82%B4%EB%A0%A4%EA%B0%80%EA%B8%B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