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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긴편집장 Oct 04. 2019

마우스가 필요 없는 세계

#한글 #6 표만들기 #셀 #F5 #W와 H #한글러

    마우스 없이 키보드 조작만으로도 순식간에 예쁜 표(Ctrl+N+T)를 만들 수 있다. F5만 기억하시라!




  나는 엑셀보다 한글의 표가 더 좋다. 물론 복잡한 함수를 넣어 데이터를 분류하고 계산하는 일에는 당연히 엑셀이 편하지만, 엑셀의 함수를 전혀 모르는 나에게(알고 싶지 않다. 마! 난 문과다!) 엑셀은 그저 많은 양의 데이터를 가나다순 정렬하는 데만 필요할 뿐이다. 특히 엑셀은 셀의 정해진 크기를 넘어서서 글을 입력하면 글이 안 보이거나, 다른 셀로 넘어가서 다른 셀을 작업할 때 무척 눈에 거슬린다. '엑셀러'에게는 쉬운 문제겠으나, 일단 나 같은 '한글러'에게 셀을 조정한다는 것은 무척 피곤한 일이다. 한글은 알아서 셀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글의 표도 엑셀처럼 수치의 합계, 정렬 등도 가능하니, 한글을 쓸 수밖에. 물론 한글파일 안에서 표를 만들어야 할 경우, 전문 스킬이 요구된다. 메뉴바-[입력]-[표 만들기]의 순(단축키는 Ctrl+N+T)으로 일단, 표만들기 창을 불러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으나, 그다음이 문제다.


표 만들기. 만들어야 할 줄과 칸을 생각한다. 줄/칸을 잘 지울 자신 있으면 상관없으나, 그럴 자신 없다면 꽤 오래 줄/칸을 계산해야 할 것이다.


   줄/칸을 지정하고 [만들기]를 클릭하면 표가 만들어진다. 당연히 표도 [글자처럼 취급]을 누르고 만들면 글밥을 위아래로 밀 수 있다. 글밥과 어울리고 싶으면 그대로 두면 되고, [마우스 끌기로 만들기]를 체크하고 표를 만들면, 마우스 드래그 크기에 따라 표가 만들어진다. [표마당]과 [표속성]도 눌러보시라. [표마당]은 말 그대로 신세계!! 표로 기교 좀 부리고 싶다면 [표마당]을 적극 이용해보실 것!


팸플릿(pamphlet)에서 볼 수 있는 예쁜 표를 당신도 만들 수 있다. 그것도 클릭 단 한 번으로! 이 얼마나 신세계인가!

  

  [표마당]의 [적용할 서식] 및 [적용 대상]의 여러 메뉴도 하나씩 눌러보시라. 당신이 원하는 표를 클릭 단 한 번으로! 이미 이것을 알려드린 것만으로도 당신은 표만들기 '왕초보'를 지나 고수의 영역에 진입하셨다. 이것으로 이 글을 끝내도 부족함 없겠으나, 이제 시작이다. 이 정도는 맛보기에 불과하다!!(자신감 뿜뿜!)


마우스 대신 F5


  표가 만들어지면, 우리는 각 셀에 필요한 텍스트를 입력한다. 글일 수도 있고 숫자일 수도 있다. 혹 그림이 들어갈 수도 있다. 일단, 입력부터 하시라. 표의 크기와 여러 기능들은 마지막에 화룡점정! 만약 입력할 텍스트가 엑셀에 먼저 있다면, 엑셀의 줄/칸 개수와 한글의 줄/칸 개수를 맞추고 복사하면 그대로 들어온다. 역도 마찬가지. 한글 표나 엑셀에 있는 텍스트를 줄/칸 없이 복사할 일이 생긴다면 윈도우 보조프로그램 메모장에 복사!(무슨 일을 하든 메모장은 항상 열어두시길!)  표에 텍스트 입력을 모두 끝냈다면, 이제 단축키의 세계로 당신을 안내하겠다. 뾰로롱~

  표에 기재할 사항을 모두 입력한 후 각 셀의 텍스트들을 [가운데정렬] 혹은 폰트 변경 등의 스타일을 넣어야 한다면, 이제부터 마우스 드래그하지 마시고, F5를 누르시길! 수정할 셀에 마우스 커서를 두고, F5! 수정할 셀이 전체라면 F5를 2번 누르고 한 번 더 누르시길. 처음 2번은 셀을 여러 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회색 점이 빨간색 점으로 바뀜), 그다음 한 번 더 F5를 누르면 셀이 전체 선택된다. 그리고 F5로 셀이 지정된 상태에서 Ctrl을 누른채 화살표키(상하좌우)를 누르면 셀의 너비와 높이를 한꺼번에 조절할 수 있다.


F5 한 번 클릭은 셀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고, F5 더블클릭은 원하는 만큼 셀을 선택하는 것이고,  F5 더블클릭+1은 셀 전체 선택. 키보드는 마우스보다 빠르다.


  여기서 F5에 관한 아픈 추억을 잠깐 언급하겠다. 그것도 군대 이야기! 두둥!! 당연히 군대에서 축구 찬 이야기는 아니다.(뭐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실은, F5로 표 만들기는 군대에서 배웠다. 전방 GOP(북한군을 마주 보지 않은 곳은 군대가 아니지!)에 올라갔다 내려오면서 중대본부 교육계로 착출 당한 나는 말년을 누리지 못하고, 야근야근했다 젠장. (동기 뿐만 아니라 후임까지 손 까닥 안 해도 되는 대장놀이하고 있었는데 말이다ㅠㅠ) 거기서 나는 한글의 여러 기능들을 터득할 수 있었는데, 그 당시 군대에서 합법적으로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은 한글뿐이었다. 그런데, 그런데, 한글로 정말 별것을 다 만들어냈다! 공문 서류부터 시작해 팻말, 일과표, 식단표, 심지어 훈련 작전 지도까지! 32강 토너먼트 표는 껌! 지금 생각해보면 미친 짓이었으나, 정말 만들어냈다!


    

저 빨간 선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는가? 모든 칸을 계산해서 만들었다는 뜻이다! 남아도는 시간만 있으면 가능하다!


  그리고 지금은 말할 수 있다!! 두둥!! 처음부터 잘 만들었겠는가. 당연히 선임의 애정 넘치는 훈육이 있었다. 교육 방법은 간단했다. 선임은 내게(불가능한) 표 만들기 미션을 주고, 내 옆자리에 앉았다. 나는 한글로 미션을 완수하면 끝. 문제는 마우스 없이 키보드로만 작업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우스에 손을 갖다 대는 순간, 플라스틱 30cm 자가 손등으로 날아왔다. 피할 없이 빨랐다. 피해도 된다고 웃으면서 말했으나, 피하면 안 된다(뭔지 알지?). 마우스 클릭이 안되는데 어떻게 표를 작업하냐고? 키보드에 [tap]이라는 키가 있다. [tap]을 누르면 표와 바깥, 한글과 한글 아닌 프로그램 등을 자유자재로 왔다 갔다 있다(물론 제 순서를 놓치면 처음부터 다시 몇 번을 눌러야 하는 단점이 있다). 그렇다! 글을 쓰면서 알았다!! 내가 한글러인 이유를!!! 편집장이 이유를!!!! 군생활의 트라우마구나!ㅋㅋㅋ 고맙다 선임아!(참고로 선임은 나와 동갑이었다. 뽀얀 피부를 가진, 이름은 영수. 영수야 잘 지내지?)

 

군 시절 사랑의 맴매. 덕분에 나는 한글러가 되었고, 편집장이 되었다... 히야 이 얼마나 무서운 운명이냐....


셀로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다


  F5를 누르고 원하는 만큼 셀을 지정하면, 스타일을 먹이듯이 폰트 종류와 크기, 정렬 상태 등을 설정할 수 있다. 예컨대, [가운데정렬]을 설정하면 텍스트가 가운데로 몰리는데, 텍스트가 짧으면 예뻐 보이지만, 텍스트가 길면 지저분해 보인다. 숫자는 [가운데정렬]이 좋다. 대체로 표의 맨 왼쪽의 번호 칸과 맨 위쪽 메뉴 칸은 [가운데정렬]이 좋아 보이고, 글씨를 진하게 하거나 셀에 색을 넣으면 눈에 더 잘 들어온다. 셀에 색을 어떻게 넣냐고? F5로 원하는 만큼 셀을 지정하고, 단축키 [L](마우스 우클릭- [셀 테두리/배경]) 누르면 테두리와 배경을 선택할 수 있다. [테두리]에서는 원하는 선을 진하게 하거나 안 보이게 할 수 있고, [배경]에서 색을 넣을 수 있으며, [대각선]에서 대각선도 넣을 수 있다.

본 매거진을 처음부터 읽은 사람은 이제 알 것이다. 한글의 진짜 기능은 마우스 우클릭에 있다는 것을! 나는 우클릭보다 빠른 단축키를 쓸 뿐.


  물론, [표마당]의 샘플을 가져와 그대로 작업하면 되나, 부득불 임의로 몇 가지의 기능만 써야 할 때가 있다. 각 잡고 써야 하는 논문이나 기획서에 애교 넘치는 표를 넣을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F5로 셀을 설정하여 텍스트 스타일을 먹이고, 셀의 테두리를 변경하며 색을 넣을 수 있다면, 여기서 tip 하나 추가요! 바로 Alt+C(모양복사)라는 기능! 이것은 일반 텍스트에도 적용된다. 스타일이 그대로 복사되는 기능이다. 중요한 것은 처음 복사할 대상은 커서만 위치시키고 Alt+C를 눌러야 하고, 다음 복사할 대상은 드래그를 하거나 F5 등으로 복수의 대상을 선택한 후에 Alt+C를 눌러야 한다. 셀에서는 속성과 배경 등이 복사될 수 있으며, 본문의 글씨와 셀을 모두 복사하거나 셀만 복사할 수도 있으니, 꼭 사용해보시길. 일일이 셀을 눌러가며 설정할 필요가 없다. 수고스럽겠지만, 셀을 괴롭힐수록 표는 점점 예뻐진다.


한글에는 우리가 모르는 신기방기한 기능들이 많다. 그래서 키보드로만 정말 별걸 다 만들 수 있다. 그렇지 않은가.


   그러나, 표 만들기의 알짜배기는 바로 [테두리]. '나 표에요'하고 표를 만드는 경우, 말 그대로 표를 만들면 되지만, 표가 아니지만 표의 형식을 가져와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는 표를 더 깔끔하게 보이게 하기 위해 선을 없애야 할 경우가 있다. 앞서 예시했던 토너먼트표처럼 말이다. 이 [선 없음]으로 인해 우리는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다. 덤벼라 세상아!

내가 여기저기 제출할 때 쓰는 이력서 양식이다. 빨간색의 [선 없음]으로 인해 이력서가 더 고급져 보인다. 나도 고급지고 싶다!


   W와 H의 세계


  '아직 한 발 남았다'(영화 <아저씨> ver.). 표 만들기의 화룡정점. 바로 단축키 W와 H다. F5로 셀을 지정하고 W와 H를 누르면 셀 너비와 높이가 일정 크기로 같아진다. 필요한 대로 필요한 셀만 지정하여 W만 누르거나 H만 눌러도 된다. W는 width의 약자일 테고, H는 height의 약자일 것이다. 물론 셀이 모두 같은 너비와 높이일 필요는 없겠으나, 표가 좀 더 깔끔해지려면 너비와 높이를 같은 크기로 맞춰주는 것이 좋다. 참고로 팁 하나 더 드리자면, 셀을 원하는 만큼 지정하고 S를 누르면 셀을 줄/칸으로 나눌 수 있다.

왼편과 오른편을 구분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왕초보'. 맨왼쪽, 맨위쪽은 일종의 메뉴바이므로 셀을 적당한 크기로 줄이는 것이 좋겠다.


  당연히, 필요에 따라 W와 H를 쓸 것. 표를 만들다 보면 미세하게 너비와 높이가 달라질 수 있지만, 이것도 쉽게 잡아낼 수 있으니, 표를 만들고 나서 점검 차원으로 한 번 눌러보는 것도 좋겠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물론, 강박일 수도 있겠다(나는 강박쟁이!). 그러나 이러한 디테일이 결국 그 사람의 성실함을 드러내는 징표가 될지도 모른다. 같은 실력이라면, 같은 내용이라면, 이런 디테일에 점수를 더 주지 않을까. 물론 나처럼 디테일에만 신경 쓰면 그것도 문제!ㅠㅠ



친절한 '표만들기 씨'


   셀로 만들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하다. 이제 무언가 만들 일이 있으면, 표를 적극 활용해보시라. 생각보다 편하고 생각보다 예쁘다. 우리가 모를 뿐이다. 일정한 칸에 무언가를 써야 할 때, 눈에 보기 좋게 레이아웃을 짤 때 등 센스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표를 적극 추천한다!  

  결국 생각해보면, 표는 앞서 매거진에서 쓴 스타일, 들여쓰기, 조판부호, 그림 등 모든 것의 총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다시 말해 표를 잘 만들 줄 안다는 것은, 한글이라는 프로그램을 완벽히 잘 다룬다는 뜻도 되겠다. 그리고 표를 만든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정보를 친절하게 전달하려는 목적과 함께, 깔끔하게 요약, 정리할 수 있는 사람만이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 이왕 친절해질 것이라면, 확실하게 친절해지는 게 낫겠다. 셀에 색도 넣고 기준 셀도 만들고, 글씨도 가지런히 정돈하고... 보는 사람이 기분 좋아질 수 있도록. 당신이 기분 좋아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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