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나 보내주는 푼돈으로 장차 아이들이 컸을 때 고모 대접이나 아빠 대접을 바라지나 말았으면 한다.
"궁금해서 묻는 건데 애들한테 매일 영상통화 걸어오는 이유가 뭐야? 아빠니까 당연히 연락하는 건 이해하는데, 출석도장 찍듯 매일은 좀 아니지 않아? 애들이 민감한 시기야. 아빠 전화를 인상 쓰면서 받는다는 건 자기들도 스트레스라는 건데, 무작정 그렇게 매일 전화하는 건 좀 삼가 줬으면 해. 가끔 해야 애들도 반가운 거지, 매일 저녁시간에 그렇게 우리 집 분위기 망치지 말았으면 해.
지켜보기만 하던 것을 멈추고 긴 문자를 보냈다.
역시나 답은 없다.
대답하기 싫은 것은 하지 않는다.
여전히 우리 일상에 어떻게든 영향을 주는 애들 아빠의 존재에 나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가끔은 혼돈이 온다.
휘둘리지 않는 평정심으로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을까.
의지할 곳도 의논할 곳도 없이 매 순간 나의 판단으로만 상황을 이겨내야 하고 조율해야 하기에
늘 강한 척 하지만 사실은 순간순간 스산하게 불어닥치는 마음속의 찬 바람에 잔뜩 웅크려지는 건 내색할 수 없는 '당분간의' 고충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