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콤달콤한 꿔바로우와 알싸한 마라탕 (feat.처음처럼)
그는 두 달간 그녀를 짝사랑했다. 우리 모두 그녀를 향한 그의 마음을 알았지만 그녀는 알지 못했다. 주변의 응원에 힘입어 그는 크리스마스이브에 그녀와 콘서트를 보러 갔다고 했다. 크리스마스 오후엔 느지막이 만나 커피를 마시고 저녁도 먹었다고 했다. 특별한 날,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건 호감의 증명이 아닐까 우리들은 새로운 커플 탄생을 은근히 기대했었다.
2017년의 첫날, 그녀와 교외에 드라이브를 가서 저녁을 먹었다고 했다. 벽난로가 있는 카페에서 분위기 있게 차도 마셨다고 했다. 바로 다음 날, 한참을 망설이던 그는 용기를 냈다고 했다. 맹추위에도 패딩이 아니라 코트를 입고, 유명하다는 꽃집에 들러 꽃다발을 사서 정성껏 고백을 했다고 했다. 그녀의 '잘 모르겠다'는 한마디는 꽃다발을 든 그의 손을 민망하게 했다고 했다.
그는 그녀가 내준 시간이 자신을 향한 '호감'이라고 믿었는데, 그녀는 그 시간을 '동료애'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실연당한 그를 신촌으로 불렀다. 지난 두 달간 그녀와의 핑크빛 미래를 꿈꾸던 그의 마음은 새콤달콤 그리고 쫄깃한 꿔바로우 맛과 같았을 것이다. 꽃다발을 든 손이 뻘쭘하여졌을 땐 마라탕의 향신료처럼 알싸한 느낌이었을 것이다. 혹시 몰라 다시 한 입 아니 혹시 몰라 다시 한번 고백.
돌아온 그녀의 답은 여전히 '동료애'였다고 한다. 고량주가 아니라 반드시 소주여야 한다고 고집하는 그와 소주잔을 부딪히면서 생각했다. 마음이 참 쓰겠다. 고량주처럼 식도를 태우는 아픔은 아니지만, 쓴 맛이 입안 가득한 하지만 추억거리라는 약간의 단맛이 남는 소주 한잔의 마음이겠구나 싶었다.
짝사랑을 끝내고 이제는 봄을 맞아 마음을 청소하겠다는 그의 카톡에 그날의 식탁이 생각나 소주가 땡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