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복잡한 이를 위한 식탁

보드라운 육회와 쫄깃한 낙지회가 어우러진 탕탕이 (feat. 청하)

by 노크노크
마음복잡한 날 북적거리는 광장시장에서 탕탕이 @copyright by 노크노크


별 것도 아닌 일에 과한 마음을 썼더니 복잡하던 것은 더 복잡해졌고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했던 일마저 거슬리기 시작했다. 걱정에 걱정이 더해지니 짜증이 났고 맥락 없이 짜증을 냈더니 찝찝한 마음이 들었다.


날씨는 여전히 추웠고 바람은 유독 심하게 불었다. 나름 열심히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허무한 실수만 연발했던 지난 일들까지 두둥실 떠오르면서 이대로 집에 들어가면 안 될 것 같았다. 퇴근 시간에 맞춰 친구 녀석을 불러냈다. 오늘은 일방적으로 메뉴도 통보했다


광장시장에서 탕탕이 콜?

언제나 그렇듯 '콜'을 외쳐준 친구 녀석 덕분에 광장시장에서 급만남을 가졌다. 친구 녀석도 회사 일로 이러쿵저러쿵 머릿속이 복잡하던 차였다고 한다. 이모에게 탕탕이와 청하 한 병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 이야기보따리를 풀기 시작했다. 몇 마디 나누지도 않았는데 테이블에 자태를 드러낸 탕탕이!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우리의 코를 자극했고,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말을 멈추고 음식에 집중했다.


복잡한 마음은 촉촉한 육회에, 버석거리는 마음은 쫄깃한 낙지에 담아 짭짤하게 소금 간을 쳤다. 고소한 참기름을 얹고 매콤한 청양고추에 달콤한 배 그리고 몽글몽글 노오란 계란 노른자를 톡 하고 터뜨려 스윽 스윽 비벼 입안으로 가져갔더니 단번에 기분이 풀어졌다. 향긋한 청하 한잔으로 입안까지 헹궈내니 찝찝했던 일들이 씻겨 내려가는 것도 같았다.


사이좋게 탕탕이와 청하 한 병을 나눠 먹고 나니 거칠게 시작했던 우리의 대화가 많이 누그러졌다. 우리가 단순한 건지 탕탕이와 청하의 힘이 강력한 건지 마음 복잡한 이에게 딱 어울리는 식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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