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12일 토
7.52km, 1:35:14, 12:40, 90 bpm, 77.80kg
오늘은 토요일. 아내와 슈가를 다른 주말보다 이른 시간에 깨웠다. 걷기 운동을 마치고 정형외과의 오전 진료까지 마치려면 일찍 나서야 했다.
오전 7시 11분, 출발. 다른 날보다 천천히, 길게 걸었다. 걷기라기보다 산책에 가까운 속도. 슈가는 풀밭에 코를 박고 킁킁거리기를 반복했다. 선천적으로 호기심이 많은 웰시코기답게, 봄의 냄새 앞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어떤 곳에서는 기어코 냄새를 다 맡고 가려고 버티기도 한다.
갓 올라온 풀잎, 부드러워진 흙, 겨울엔 맡을 수 없던 싱싱한 냄새들. 슈가는 봄의 냄새를 가장 먼저 알아차리는 존재였다. 슈가를 따라 나도 새잎 하나를 따 코끝에 대고 맡아봤다. 몸속으로 봄이 들어왔다.
나는 슈가를 앞섰다가 다시 돌아오기를 반복하며 거리를 유지했다. 중간중간 짧게 달려보기도 했다. 4km 지점에서는 1km를 7분 3초로 달렸다. 이번 주 가장 빠른 기록이었다. 심정지 사고 이전 기록에 근접한 페이스. 심박수는 122까지 올라갔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이었다. 회복기 운동으로는 무리 없는 수준이었다. 다만, 심장을 의식하다 보니 호흡은 약간 불규칙했다.
오늘은 아마도, 벚꽃을 가장 화려하게 볼 수 있는 마지막 주말일 것이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월요일까지 비가 내리고 기온까지 급격히 떨어질 예정. 벚꽃은 봄 날씨에 민감해서 비나 바람이 조금만 불거나 차가워져도 금세 꽃잎이 떨어진다.
오전부터 구름을 몰고 오는 바람이 일기 시작했고, 벚꽃비가 내렸다. 일주일 남짓, 피고 지는 시간이 짧은 벚꽃을 바라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꽃잎을 떨어뜨려 열매를 맺어야 하는 벚나무의 숙명. 겨울에 모아둔 에너지로 열매를 남기려면,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꽃을 일찍 떨어뜨려야 한다. 열매는 그 사실을 알고 있을까.
찰나였을지라도, 누구에게나 벚꽃 같은 순간이 있다. 어떤 계절엔 반드시 피어났던 시간. 그 꽃을 자신도 알아보지 못하고,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았더라도, 누군가에겐 아름다웠을 모습. 어쩌면 바람 앞에서 피지 못한 채 스러졌을지라도.
벚꽃은 피고 지고,
나는 죽었다가 살아나 다시 걷는다.
그리고 다시 달린다.
이제 벚꽃을 보려면 일 년을 기다려야 한다.
내년 봄에는
벚꽃의 축하 속에 힘차게 달릴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