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에 한 곡씩 작업

눈썹의 즐거운 여름

by 권눈썹

일 년 중 가장 좋아하는 여름, 올해는 조금 색다르게 보내고 있다. 여름이 되면 나는 ’물놀이 할거야‘병에 걸린다. 머리 속이 물놀이로 가득차 조금이라도 짬이나면 바로 바다로 계곡으로 간다. 작년, 제작년에는 바다수영에 중독되어 동트기 전에 바다로 달려가곤 했다.


올해는 8월 초까지 학교에서 여름학기 수업을 했다. 금요일 오전에 수업을 마치고 바로 기차타고 정동진 영화제에 갔다. 이제 여름을 즐겨볼까 바다야 기다려~ 하던 중 그만 대상포진에 걸렸다. 피곤한 상태로 아침부터 늦은 오후까지 물에 있고. 더운 날 야외에서 영화를 보니 몸이 버텨내질 못했던 모양이다. 일주일 간 침대신세가 되었다. 50대에 걸리는 질환이 30대에 오다니 참. 유튜브에서 보니 대상포진에 걸리면 내 몸 상태가 완전 맛이갔다라고 생각하면 된다는데 충격.. 그래도 약을 빨리 먹은 덕분에 금방 나았다. 체력이 0까지 내려가니 욕심을 낼 수가 없었다. 잘 먹고, 잘 자고 회복에만 집중하다보니 바다에 가고싶어서 몸부림치던 병은 자연치유되었다. 놀다가 죽을 뻔 했으니 이제 이만하면 됐다.

남은 여름엔 음악작업에 매진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학교 출근까지 21일이 남았는데 3일에 한 곡씩 데모를 마치면 7곡 데모를 완성하는 셈이다. 1년에 세 곡 만들까 말까하는 거북이이지만 시간이 확보가 된 상황이고. 요즘 그래도 제법 손이 빨라지고 있어서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년에 EP든 정규든 내려면 지금처럼 시간 있을때 작업을 해두는 게 좋다.


<할머니가 될래요>는 역대급으로 빨리 작업했다. 초안잡는데 이틀 정도 걸렸고 다듬는데 사흘 걸렸다. 나중에 맘에 안드는 것 수정은 계속 해야겠지만 우선은 80프로 정도 완성했다. 작업할 때 이 악기를 넣을까, 이 리듬을 넣을까, 결정하는 게 어려워서 미루게 될 때가 많은데 3일에 한 곡 어떻게든 정돈할 예정이다. 작업하면서 악보도 만들고, 모르는 것은 공부해가면서 여유있게 재미있게 해보려 한다.


학교에서 만난 선생님들께 음악강사로 더 열심히 파보라는 조언을 들었는데. 내가 그동안 쌓아온 음악인으로서 커리어가 생각보다 큰 가치가 있다는 걸 깨달았고, 앞으로 적극적으로 영업하면서 제대로 부딪혀 봐야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실력을 키우기 위해 강의도 등록했다. 기타 스승님이셨던 모노맨 선생님이 진행하시는 작곡 초보를 위한 수업인데, 선생님의 작곡방식은 어떤것인지 배우고 싶었다. 8월에 그 수업이 끝나면 싱어송라이터를 위한 작곡수업과 밴드앙상블 수업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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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1년 반 일하던 알바도 관뒀다. 아침에 손님이 너무 없어서 저녁반으로 바꿀 수 있냐고 물어보셨는데 시간이 안맞아서 그만두게 되었다. 슬슬 어떻게 마무리지을까 고민하던 차에 타이밍이 잘 맞았다. 알바를 그만두니 시간이 정말 많다. 주 4일 오전마다 어떻게 그렇게 열심히 출근을 했던건지 벌써 신기하다. 아침에는 머리가 잘 돌아가서 서류작업은 아침에 후다닥 해버리고 오후부터 작업한다. 저녁에는 친구들 만나거나 넷플릭스 보다가 잔다.


작년부터 작업 열심히 하는 사람, 활동 열심히 하는 사람도 많이 만나고. 그 분들을 볼 때마다 자극도 받고 나도 얼른해야지 하는 조바심이 있었다. 빚쟁이처럼 마음이 무거웠는데 요즘은 마음이 가볍다. 평소와 다른 방식이지만 이번에도 여름동안 즐거운 에너지를 충전해서 기분좋게 가을바람을 맞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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