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중에 여름을 가장 좋아한다. 여름에는 일도 많고 놀기도 좋다. 지난주에는 남해에 가서 공연하고, 바다수영도 했다. 수요일에는 기업에서 진행하는 공연기획회의가 있고, 목요일에는 자작곡 만들기 수업이 있다. 열매가 익는동안 삶도 튼튼하게 영글어 간다..
돈버는 일 외에도 공부를 많이한다.
3월부터 음악이론, 피아노 반주법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음악작업에 도움이 되는 기술들이다. 출근하면 피아노 앞에 먼저 앉는다.
7월 들어서는 음악 역사, 장르를 공부하고 있다. 역사에서 대중음악이 해온 기능을 공부하는데, 수업시간에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꺼리들이 많아져서 재미있다. 또 장르별 특징을 공부하니까 내가 직접 만들지 못하는 장르의 작업을 의뢰할 때 정확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9월에는 대구에서 열리는 음향, 음악산업 관련 세미나에 등록했다. 공연기획을 하다보니 음향장비를 계속 만지게 되어, 유튜브로 조금씩 공부하다 세미나까지 신청하게 된 것인데, 이김에 자격증을 취득해볼까도 생각중이다.
부끄럽지만 음악을 하면서 공부를 제대로 하는 건 처음인 것 같다. 이렇게 아는 것도 없이 음반을 냈다니 나도 참 용감하다할지 무식하다 할지. 고등학생으로 돌아간 것처럼 인강 들으면서 공부하는데 얼른 배워서 재미있는 곡 만들 생각, 여태 몰라서 답답했던 것을 알게 되었을때 희열이 쏠쏠하다. 동료들과 대화하는데 음악용어나 이론을 이해하지 못할 때, '굳이 배워야 음악을 할 수 있냐?' 했던 말도 지금 생각하니 우습기만 하다. 수많은 뮤지션들이 음악적인 표현을 실험해왔는데, 그 많은 성취를 배우지 않고 혼자 삽질하는 것은 어리석다. 사람들이 닦은 토대 위에서 내 실험을 이어가야지.
음반작업하며 이론이나 음악경험이 부족하다는 걸 느낀 후에 공부를 시작했는데, 지금은 일의 범위를 넓히기 위해서도 하고 있다. 가진 지식을 털어서 교육프로그램 만들고, 공연기획을 해야하는데 공부를 하지 않으니까 커리큘럼도 매번 비슷하고, 기획의 규모나 내용도 확장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여기서 한단계 오르려면 공부가 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활동반경이 넓어지고, 더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을 생각하니 공부가 새로운 곳으로 갈 수 있게하는 티켓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