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션을 응원하는 공연

by 권눈썹

언박싱 소개에 '비정기적으로 열리는 공연입니다'라고 써놓고, 매달 정기적으로 연지 5개월 째. 처음부터 '5월의 언박싱‘ 이라고 이름 붙인 걸 보면 마음 속으로는 매월 할 거라고 작정했는지도 모른다.

9월 주인공은 '넌내꿈'이었다. 그는 락 음악을 하는 솔로 뮤지션이다. 넌내꿈은 최근에 개명을 했다. 이전 이름인 ‘버’ 시절, 주로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공연했다. 혼자서 밴드 사운드를 내기 어렵기 때문에 그리했는데,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포크 뮤지션으로 인식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름을 바꾸면서 앞으로는 어쿠스틱 기타를 내려놓고, 일렉기타와 MR을 사용해 승부를 보기로 했다. 이번 언박싱은 그의 새로운 모습을 첫 선보이는 공연이었다.

넌내꿈 음악 이상형 월드컵 결승

넌내꿈은 공연장에서 짜잔! 하고 자기의 정체를 밝히고 싶다며, 홍보과정에서 얼굴과 목소리를 숨기자고 했다. 그래서 포스터는 얼굴 아래부터 나오게 찍었고, 홍보영상에서는 목소리를 변조하여 독감 걸린 최홍만 선수처럼 위장했다.

언박싱을 준비하는 한 달간 관객들은 넌내꿈을 기대하고 상상하는 놀이에 합류했다. 포스터만 업로드 했을 때는 아무도 넌내꿈을 알아보지 못했고, 홍보영상을 올리자 그제서야 몸 동작이나 억양에서 눈치를 채고 몇몇이 알아보았다. 그래도 모두가 대외적으로는 그의 정체를 모르는척 했다.

공연 당일, 넌내꿈을 보러 온 사람들로 퍼플문이 가득 메워졌다. 첫 곡은 뮤지션의 이름과 동일한 <넌내꿈> 이었다. 각양각색의 음성이 ‘넌내꿈’을 연호하면서 시작하며, 과거를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만 가겠다는 희망이 느껴지는 곡이다. 관객들도 음악을 따라 홀린듯이 ‘넌내꿈’을 외치기 시작했다. <누가 그를 죽였나?>는 락 음악의 인기가 식으며 혹자들이 '락은 죽었다'라고 말하지만, 한켠에는 계속해서 락을 사랑하는 이들이 있다고 외치는 곡이다.

'버' 시절 발표한 곡도 연주했다. <연습실>은 '난 이 조그만 연습실에서 썩고싶어'라고 말하는 곡인데, 그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 그리고 비슷한 경험을 한 관객이 눈물을 찍어 내기도 했다. "버는 죽었습니다. 좀비로도 다시 태어나지 않을 겁니다."라는 농담에 아쉬워하는 팬들도 있었다.


언박싱에서 뮤지션 한 명이 단독으로 무대를 꾸미는 것은 처음이었는데, 혼자라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 1시간 조금 넘어가는 러닝타임동안 과장 조금 보태서 나훈아 콘서트를 방불케하는 다채로운 즐길거리가 있었다. 일렉기타로 강렬한 연주를 하다가, 통기타를 들고 감미로운 곡도 부르고, MR을 틀고 관객과 함께하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9월 언박싱은 뮤지션이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람들 앞에 나타날 수 있어 의미가 있었다. 홍보과정에서 '음악 이상형 밸런스 게임'을 하거나, 뮤지션의 정체를 비밀에 부치며 장난을 걸었는데, 이런 장치들로 다소 어둡고 무거웠던 이전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유쾌한 인상을 주었다. 공연에서는 진솔하고 뚝심있는 '버'의 감정선을 이어가되, 화려한 일렉기타 사운드가 중심이 되는 1인 밴드로서 모습을 보여주었다.


마치고 이어진 뒷풀이에도 대부분의 관객들이 남아 시시콜콜 이야기하고, 좋아하는 음악을 마음껏 틀며 놀았다. 디저트부터 야식, 마실 것 등... 수많은 협찬이 이어졌다. 그 자리에 있는 모두들 비슷한 마음이었을것이다. 오랜시간 자기의 음악세계를 가꿔왔고, 이제 새로 시작하는 넌내꿈을 응원하고 싶었던 것 같다.


9월 언박싱이 궁금하시다면?

https://youtu.be/D2SNC8BRdNk


10월 언박싱 신청은 여기

https://forms.gle/rCHhZGXRYjcmaeSV8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무대